[철사코끼리] 고정순
우리는 살면서 많은 상실과 이별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그 아픔을 대면하고 극복하는 방법은 개인마다 다릅니다.
그림책 [철사 코끼리]는 이러한 상실의 아픔과 그 후의 여정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작가는 책의 서두에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오늘도 울고 있을 사람에게"라는 문구를 남겼습니다.
아무나 오를 수 없는 돌산 아래, 소년 데헷이 살고 있습니다.
데헷은 고철을 주워 대장장이 삼촌에게 갖다 줍니다.
소년 데헷의 옆엔 코끼리 얌얌이 언제나 함께 합니다. 둘은 서로를 사랑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얌얌이 세상을 떠납니다.
너무나 슬픈 데헷은 상실감을 견디지 못하고 철사를 모으고 모아 그것으로 큰 코끼리를 만듭니다.
이 철사코끼리를 얌얌이라 여기며 어디든 데리고 다니죠.
이 철사코끼리는 데헷의 슬픔과 그리움이 실체화된 형태로 보입니다.
하지만, 철사코끼리는 그저 철사일 뿐 얌얌이 아니었습니다.
데헷은 철사코끼리에 찔려 다치고 사람들과 점점 멀어집니다.
이후 데헷은 자신의 집착을 깨닫고 철사 코끼리를 놓아줍니다.
데헷의 감정과 행동을 따라가다 보면 상실과 이별, 그리고 애도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떠오릅니다.
[철사 코끼리]를 읽으며 3가지 중요 키워드가 떠올랐습니다.
상실은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경험입니다. 데헷이 얌얌을 잃었듯, 우리도 다양한 이별과 상실을 경험하게 됩니다. 데헷의 행동들은 상실 후 겪게 되는 부정, 분노, 우울, 타협, 그리고 수용의 단계를 잘 묘사해 줍니다.
많은 사람들은 무언가를 잃은 후 그것을 다른 것으로 대체하려 하지만, 이는 결국 일시적인 해결책일 뿐입니다.
우리는 충분히 슬퍼해야 합니다. 그 슬픔을 다른 것으로 메꾸려고 하지 마세요.
우리의 감정을 존중하고 기다려 주어야 합니다.
아픔도 우리의 삶의 일부임을 인정하며, 이별하기 전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며 현재의 아픔을 보듬어 주세요.
데헷이 철사코끼리에 집착하며 겪는 고통은 집착이 얼마나 해로운지 잘 보여줍니다.
철사코끼리는 데헷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었고, 그의 사회적 관계와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이는 우리가 과거의 기억이나 관계에 집착할 때 생기는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집착은 현재를 살아가는데 해를 끼치고 미래로 나아가는 것을 방해합니다.
때론 과거를 놓아주는 것이 현재와 미래를 위해 필요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데헷은 철사코끼리가 자신을 해치고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큰 결심을 하죠. 철사코끼리를 보내주기로요.
이러한 자기 인식의 순간에 변화가 시작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이나 생각이 스스로를 해롭게 한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같은 패턴을 반복합니다.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문제를 인식하는 것은 어렵지만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이는 개인의 치유와 성장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슬픔의 구렁텅이에서 멀리 빠져나와 객관적으로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치 우두커니 철사코끼리를 바라본 데헷처럼 말이죠.
우린 모두 각자의 '철사코끼리'를 안고 살아갑니다. 그것은 과거에 대한 후회, 놓친 관계, 이루지 못한 꿈 일 수 있습니다.
상실, 애도, 집착, 그리고 치유. 이 모든 과정은 우리 삶의 일부입니다.
때론 붙잡고 있던 '철사코끼리'를 과감히 놓아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상실의 대상을 완전히 지우거나 부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을 우리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그로부터 배우고 성장하면 됩니다.
우리 모두 데헷처럼 자신의 '철사코끼리'를 직면하고, 그것을 건강한 방식으로 변화시켜 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10분 정도 시간을 정해두고 자유롭게 써 보세요. 맞춤법, 문장의 완성도는 중요하지 않아요. 지금 이 순간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적어보세요.)
1. 당신에게 ‘철사코끼리'와 같은 존재는 무엇인가요? 과거의 어떤 것 혹은 어떤 관계에 집착하고 있진 않나요?
2. 만약 당신의 '철사코끼리'를 내려놓는다면, 어떤 변화가 생길 것 같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