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액을 주렁주렁 달고 누워있는 엄마. 그래도 얼굴을 보니 마음이 좀 놓인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수치도 컨디션도 올라오고 있는 중이라 다시 경관식도 시작했다.
다만 일주일 사이 엄마의 엉덩이가 엉망이 되어있었다. 항생제가 들어가기 시작한 지 꼬박 2주. 계속된 설사로 원숭이 엉덩이가 되어버린 데다 두 군데 정도 욕창의 조짐(살 까짐)까지 보이고 있었다. 간병인 여사님이 요즘 엄마 엉덩이만 보며 지낸단 말씀이 거짓이 아니었구나!
내가 엄마 간병을 들어오기로 여사님과 약속한 기간은 연휴 중 3일(일, 월, 화). 고작 3일을 가지고 엄마의 엉덩이를 원래대로 돌려놓긴 어렵단 걸 알지만 이번 추석맞이 가족간병의 핵심임무는 엄마의 엉덩이 케어!!
수액을 달고 있어 재활실에서 자전거를 타긴 어려우니 오후에 한번 정도만 산책을 하고 나머지는 체위변경과 엉덩이에 수시로 연고 듬뿍 바르고 까놓기 정도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이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가래가 너무 많은 것도 힘든 요소 중 하나였고.
매 주말마다 내려온다 해도 고작 하루뿐이라 뭔가 늘 엄마에게 아쉬움과 미안한 마음이 남아있었기에 이번 추석연휴를 몹시 기다렸건만, 주간 간병 후 아빠가 계신 친정집으로 돌아오는 퇴근길은 늘 아쉽기만 했다. 젊은 나도 가족인 나도 이렇게 피곤하고 힘든데 간병인 여사님이 이만큼 마음을 써주실까 싶은 걱정이 불쑥불쑥 찾아와 내 마음을 어지럽혔다.
그렇게 엄마와 충분한 시간을 보내고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나의 추석맞이 가족간병은 너무도 호다닥 지나가버리고 말았다.
3일이라는 시간도 생각보다 너무 짧네. 아쉽다,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