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본 엄마는 여전했다. 계속 졸려했고 나와 아빠를 알아보는 것 같지 않았다. 별 반응 없이 잠만 자려하는 엄마를 보고 돌아오는 길은 참 아팠다. 그리고 어쩌면 엄마가 올해를 넘기지 못할 것만 같은 불길한 생각이 자꾸 나 더 속이 상했다.
그런데 일주일 만에 다시 만난 엄마는 부쩍 좋아진 모습이었다. 이번주부터 시작된 재활 때문이었을까. 엄마는 이번주부터 주 2회 물리치료를 받기 시작했는데 그 때문인지 눈도 똘망똘망 잘 뜨고 내가 하는 말에 반응도 곧잘 해 주었다. 가래도 퍽 줄었기에 석션을 해야 하는 텀도 조금 길어진 듯했다. 내친김에 휠체어도 태워 드렸는데 꽤나 꼿꼿하게 고개를 가누며 앉아계신 모습에 나도 덩달아 힘이 나고 기분이 좋아졌다.
엄마 면회를 마치고 다시 친정집으로 돌아오는 길, 어쩐 일인지 엄마 상태가 너무도 좋아졌는데 와락 눈물이 쏟아졌다. 엄마의 상태가 몹시 호전되었기에 나는 갑자기 쏟아진 내 눈물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어 순간 알딸딸했지만 그간 쌓아온 불안의 해소였노라고 결론지었다. 아무렇지도 안은 척 회사에 나가고 아이들과 함께 하루를 마감하면서도 엄마의 상태가 나빠짐에 따라 사실 내 속 어딘가에는 계속 불안이 남아 있었던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