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잉고잉 박리라 Aug 24. 2023

다시 전원, 2차 병원 외과로!

이번주는 본격적으로 전원 갈 병원을 알아보아야 했지만 계속되는 항생제 치료에 다재내성균을 추가로 얻기까지 했기에 갈 수 있는 병원이 별로 없었다. 재활병원뿐 아니라 전화를 돌려본 몇 군데의 요양병원에서도 엄마를 받아줄 수는 없다고 했기에 꽤나 마음을 졸였는데 다행히도 엄마를 받아 준다는 2차 병원이 나타났다.

정보가 많진 않아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았지만 일단은 엄마를 받아준다는 2차 병원으로 엄마를 옮겨드리기로 했다. 사실 다른 대안도 없었다. 전원 갈 병원과 날짜가 확정되자 엄마를 담당하셨던 교수님은 퇴원 전날 내게 전화를 주셔서는 이번에 옮기게 될 병원 담당 과장님이 아는 분이시라며 전화를 걸어 엄마의 상태에 대해 상세히 설명드리며 잘 부탁드려 달라고 전해 두었으니 너무 걱정 말고 혹 무슨 일이 있으면 언제든 다시 응급실로 내원해 달라는 말을 하시기에 거듭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여러 차례 해 보아도 전원 날은 늘 바쁘고 정신없이 흐른다. 빠르게 짐을 정리해 차에다 실어두고 병원 퇴원 수속이 마무리되길 기다려 비용을 지불하고 이런저런 서류를 찾고 약을 타는 게 전부인데도 그렇다. 한 달 동안 복막염 치료 때문에 재활은 거의 받지 못해서인지 엄마는 이제 휠체어에 잠시 앉아있는 것도 힘들어하셨다. 기침과 가래가 너무 심해 서류를 발급받던 중간에 다시 병실로 올라가야 하나 고민이 될 정도였다.

어찌어찌 힘든 퇴원 수속을 마치고 사설 구급차를 타고 도착한 2차 병원 응급실은 생각보다 조용했고 사람이 많지 않았다. 담당 과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의사 선생님이 오시자 나는 차분하게 엄마의 병력에 대해 소상히 알려드리며 신경외과와 재활의학과의 협진을 부탁드리고 목관 교체날짜, 그간에 있었던 흡인성 폐렴, 전해질 불균형 이슈에 대해  말씀드리니 담당의는 내게 의사냐고 물었다. 아니라고 하니 어떻게 그렇게 잘 아시냐고 물으시기에 그저 흐릿하게 웃고만 말았다.

균 때문에 1인실을 배정받아 물건들을 정리하고 난 뒤에도 엄마는 내내 주무시기만 했다. 엄마의 상태가 나빠질수록 간병인은 더 구하기가 어려워졌는데 정말 부르는 게 값일 지경이었다. 여하튼 어렵게 구한 간병인에게 엄마를 맡기고 병실을 나서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려는 건지... 간신히 참고 간호사 선생님들께 인사를 하고 나왔다.

그래도 이번 주는 전원 때문에 평일에도 한 번 엄마를 보았고 곧 주말이 다가오니 그때 또 엄마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사실 하나만큼은 너무도 다행이었다. 엄마가 이 힘든 여름을 조금만 더 버텨주기를 빌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공놀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