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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향 Aug 26. 2024

나때타령 / 한향​

계간 <시와징후>(2024 가을호)




나때타령 / 한향



 밭에서 들어와 늦저녁 밥숟가락을

들려는 찰나 할망구가 서울 막내며

느리 전화 받으며 한마디 대꾸도 못

한 채 전화기를  내려놓고 방바닥이

지도록  한숨을  내쉬고는 그눔의

나때 나때, 손자가 유치원에서 영감

한테 배운 나때타령에 친구 없는 외

이에 오늘도 슨상한테 죙일  혼났

댜, 이러믄 손자 얼굴 몬 본댜며 눈

에  검불이 들어갔는지 두 눈  비벼

대며, 나 땐 시어므니 눈도  마주치

몬했는디,  불똥 같은 말에 아궁

이에 솔가쟁이 불며 달구똥눈물 흘

는디,  들릴락 말락 연방  구시렁

거리는 소리에 그믐달은 가뭇없고

공연히 앞산 여린 쏙독새만 딸꾹딸

꾹 말을 잇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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