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나라의 암호화폐 '아일랜드 코인'

by Henry



거래 장부를 모두가 분산해서 공유한다면

금융기관과 중앙정부의 개입 없는

화폐로 섬나라 주민들의 금융 거래가 보장되지

그게 바로 암호화폐 '아일랜드 코인'이야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암호화폐 설계

"자, 이제부터 미스터 하버드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서 화폐 만드는 과정을 보겠습니다. 섬나라 주민들이 종이 원장을 분산해서 공유한다는 아이디어를 디지털 네트워크에서 어떻게 구현하는지 잘 들어보세요. 이 이야기를 들으면 암호화폐를 어떻게 발행하는지, 어떻게 신뢰성을 얻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좋아. 잘 들어볼게."



<그림 > 블록체인 거래 방식


미스터 하버드는 지금까지의 생각을 혼잣말로 중얼거리면서 메모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섬나라 주민의 종이 원장(元帳)의 분산 공유 방식을 컴퓨터 네트워크에 구현해 보자. <그림>에는 섬나라 주민 4명의 컴퓨터가 연결된 것을 보여주지. 나중에 이걸 100명으로 확대해서 설명하면 되니까 그림은 단순한 게 좋아. 섬나라 주민 100명의 컴퓨터가 네트워크로 연결되었어. 금융 거래가 일어나면, 전자 서명을 한 거래 담긴 원장이 주민들의 컴퓨터에 자동으로 분산되지. 이제 모든 거래를 오프라인의 종이 거래가 아니라 디지털 네트워크상의 거래로 전환해야 해."

그는 열심히 메모하다가 팔이 아픈지 잠시 멈춘다. 어깨를 몇 바퀴 회전하고는 양손을 깍지 끼고 손가락을 푼다. 몇 분 동안 이렇게 몸을 풀고는 다시 혼잣말하며 메모를 이어간다.

"주민들이 거래하면 디지털 거래 '원장(元帳)'이 만들어져. 거래가 성사되면 그 내용을 기록한 원장이 생성되고, 그 문서에는 암호 키가 붙여지지. 거래가 이루어졌다고 해서 모든 일이 종료되는 것은 아니야. 체결된 거래가 유효한지를 검증해야 해."

잠시 메모를 멈췄다가 미스터 하버드는 계속 생각을 이어간다.

"일단, 주민들 사이에 체결한 거래 내용을 기록한 '원장'들은 네트워크상의 임시 풀에 보관돼. 말하자면, 누군가 검증해 주기를 대기하고 있다고 보면 돼. 디지털 네트워크에 있는 사람 중 누군가는 임시 풀에서 거래를 꺼내서 유효성 검증을 시작해야 해. 검증을 시작하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는 자동으로 어려운 수학 문제를 생성하지. 검증자가 이 문제를 풀어야 거래가 유효한 것으로 인정받아. 이 모든 것들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블록체인 기술이야."

이렇게 하면 네트워크 거래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미스터 하버드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진다. 유효성 검증을 왜 해야 하는지를 적고 다시 그의 아이디어를 이어간다.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려고 시도하는 검증자 중에서 제일 먼저 문제를 푼 사람의 거래 내용만 유효성을 인증받아. 이렇게 유효하다고 인정된 거래 내용은 임시 풀에서 정식 블록으로 자리를 옮겨. 그러면 거래 내용들이 기록된 '원장'이 담긴 블록이 하나 생성되는 거야."

여기까지 읊조린 그는 잠시 한숨을 돌린다. 그리고 책상 위에 놓은 컵의 물을 마신다. 그리고 계속 설계를 이어가면서 스스로 대화를 한다.

"이제 검증자들은 다시 임시 풀에 담긴 '원장'들을 꺼내고, 네트워크가 생성한 수학 문제를 풀기 시작하지. 이때도 제일 먼저 문제를 푼 사람의 거래들만 유효성을 인증받고, 그 거래 '원장'들은 새로운 생성된 블록으로 옮겨지는 거야. 이제 주민들 사이에 일어나는 모든 거래 '원장'들을 이렇게 순차적으로 유효성 검증을 하고, 검증을 마친 후 생성된 블록은 이전에 생성된 블록에다가 암호로 묶어 버리지. 마치 거래 원장이 담긴 상자들을 체인으로 묶는 것과 같은 원리야. 시간이 지나면 모든 블록이 암호로 묶인 거대한 블록의 집합체가 되겠지. 이것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블록체인 기술이야."


'아일랜드 코인'을 발행하다.

미스터 하버드는 머리를 끄덕인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섬나라 주민들 사이의 자유로운 거래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 블록체인 네트워크 시스템을 완결한 것은 아니다. 계속 그의 혼잣말을 들어보자.

"오프라인에서 거래를 기록한 종이 원장들이 블록체인 기술이 생성하는 '임시 상자'에 담긴다고 살폈어. 검증자가 거래 원장들을 꺼내어 유효성 검증을 시작하는 순간, 어려운 퍼즐 문제가 만들어진다는 예를 들었어. 디지털 네트워크가 거래의 유효성을 인정하기 위해 생성하는 어려운 수학 문제가 오프라인의 퍼즐 문제에 해당해. 디지털 네트워크에서 생성되는 문제는 매우 어렵고 풀기 까다로워야겠지. 그래야 중앙기관 없이 이루어지는 거래의 신뢰성이 높아지는 거야. 검증자는 시간과 컴퓨팅 파워를 이용해 이 문제를 풀어야 해. 그걸 공짜로 할 사람이 있을까?"

이 대목에서 그는 고민한다. 아무리 섬나라 주민들이 착하다고 해도, 돈과 시간이 뺏기는 일을 아무 대가 없이 할 수 없다. 그것도 그것이 한두 건도 아니고, 또 하루 이틀에 끝날 일도 아니다. 그들에게 뭔가 보상을 해야 자발적으로 검증에 참여할 것이다. 이 부분이 네트워크 거래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매우 중요한 과제다. 다시 그의 생각을 들어보자.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생성하는 문제를 제일 먼저 푸는 사람에게 대가를 지불하도록 설계하면 되지 않을까? 섬나라 주민 중에 거래의 유효성을 검증하는 사람의 시간과 투자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장치를 만들면 될 거야. 문제의 난이도가 높으면 한 대의 컴퓨터로 해결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거야. 그렇게 되면, 수십 대의 컴퓨터를 연결해서 문제를 풀려고 하는 사람도 나타날지도 몰라. 컴퓨터를 많이 연결할수록 유효성 검증 문제를 빨리 풀 확률이 커지겠지. 그렇게 하려면 장비 구입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전기세가 말도 아니게 많이 나와요. 이런 상황에서 뭔가 보상해 주지 않으면 누구도 검증하려 나서지 않을 거야. 그렇게 되면,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거래들의 신뢰성이 떨어질 수도 있어."

드디어 미스터 하버드는 보상으로 암호화폐를 지급한다는 생각에 도달했다. 그러고는 계속 기술을 정리해 나갔다.

"블록체인 기술에서는 검증을 마친 사람에게 지불하는 암호화폐를 생성할 수 있어. 디지털 거래의 전자서명, 그 서류들의 유효성 검증, 검증이 끝난 '원장'들을 보관하는 블록의 생성, 블록과 블록의 연결, 암호화폐의 생성, 그리고 가장 빨리 수학 문제를 푼 검증자에 대한 암호화폐 지급 등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로 블록체인 기술이야. 이 얼마나 놀랍고 아름다운 기술인가? 바로 이 기술을 우리 섬나라에 도입해서 암호화폐를 발행하면 돼. 이렇게 되면 중앙기관을 두지 않고도 섬나라 금융 거래의 신뢰성과 무결성을 담보할 수 있어."


우리 암호화폐를 발행하자고?

미스터 하버드가 섬나라의 암호화폐를 만드는 과정을 들려주던 후배가 잠시 이야기를 멈춘다. 그리고 섬나라의 후일담을 들려준다.

"미스터 하버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자신들의 암호화폐 설계했죠. 그렇게 발행한 암호화폐를 '아일랜드 코인'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섬나라 주민은 '아일랜드 코인'을 사용해서 물건을 구매하고, 금융거래를 시작했어요. 또 검증자는 유효성 검증의 대가로 코인을 지급받았고, 그 코인을 사용하기 시작했죠. 그 이후 섬나라 주민들은 암호화폐인 '아일랜드 코인'을 주 통화로 사용하게 되었어요."

"그래, 그렇구나. 그건 그렇고 지금까지 왜 우리가 이 이야기를 했지?"

"오호 핵심을 찔렀네요. 왜 내가 형님께 암호화폐 발생 과정을 설명했을까요? 우리도 암호화폐를 발행하자는 사업 제안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가 암호화폐를 발행한다고?"

느닷없는 후배의 제안에 혼란스럽다. 얼핏 듣기로도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이 보통이 아닌데 우리가 어떻게 한단 말인가. 의문을 풀기 위해 후배의 다음 말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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