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중간한 재능은 재난이다?

by Hen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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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중간한 재능은 재난이라

포기하는 것도 용기다.

Never, Never, Never~~ Give Up!!

어느 말이 맞는 건지 헷갈린다.




어중간한 재능은 재난이다.

"저런 애들 보면 참 답이 없어. 아 이 바닥에 있다 보면 저런 애들 많이 보거든, 미련과 끈기를 헷갈려서 버티는 게 장땡이라고 생각하는 애들. 어중간한 재능은 이 바닥에서 재난인데 말이지."


오늘 저녁 마지막 회를 앞둔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에서 나오는 말이다. 한때 가수를 꿈꾸던 재능 있는 젊은이가 도중에 꿈을 포기하고, 소속 기획사의 매니저 일과 잔일을 하고 있다. 그런 그가 수년째 연습생 신분으로 여전히 고된 연습에 몰입하는 아이돌 지망생을 보며 한 말이다. 자기가 중간에 꿈을 포기한 것이 잘한 일이라고 스스로를 정당화한다. 보통의 재능을 가진 사람한테는 가슴 서늘한 말이다. 날카로운 비수처럼 가슴을 후벼 팔지도 모른다.


Never, Never, Never~~ Give Up!! 2차 대전의 영웅, 영국 총리를 지낸 처칠이 해서 유명해진 말이다. 흔히 불굴의 의지로 뭔가를 이룬 스토리를 보면 끝에 꼭 이 대사가 나온다. 꿈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노력하라. 그러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마치 격언처럼, 신념처럼 주인공은 그 말을 되뇐다. 그는 성공을 이뤘기에 당당히 그 말을 해도 좋다.


죽도록 노력해도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실패로 끝나는 사람도 한둘이 아니다. 아니 성공한 사람은 하나고, 나머지 사람들은 대부분 실패한다고 봐도 좋다. 너무 가혹한 말이라고? 그렇다면 한 분야에서 성공을 위해 도전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부터 계산하자. 천 명, 만 명, 십만 명, 아니 그보다 더 될 것이다. 그렇게 'Never, Never, Never~~ Give Up!!' 한 사람 중에 단 한 사람, 아니 후하게 쳐도 몇 사람만 성공을 거머쥔다.


성공의 자리는 몇 개 되지 않고, 오르려는 사람이 많은 피라미드가 성공의 세상이다. 그게 문제다. 성공과 실패의 차이는 무엇일까? 끝까지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진짜 재능이 모자란 탓일까, 그도 저도 아니면 운이 없어 그런 걸까? 그렇다면 절대 포기하지 않으면 꿈을 이룬다는 말과 중간에 포기하는 것도 용기라는 말 가운데 어느 말이 더 맞는 것일까?


인생의 결과를 미리 알면 좋을까, 아니면 삶이 싱거울까? 어정쩡한 재능으로 인생의 황금기를 헛되이 보내지 않아 좋은 점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 내 삶의 결론을 미리 말하면, 그 사람은 내 운명의 스포일러(spoiler)이다. 긴박하고 쫄깃한 영화의 스포일러는 비난받지만, 누군가 내 앞날을 이야기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되지 않을 일을 당장 포기하고 다른 일을 찾을 것이다.


성공 확률을 높이고, 실망감을 낮추고

끝내 성공과 성취를 달성하지 못해도, 결과를 인정하고 만족할 수 있으면 행복할 것이다. 그건 실패했을 때 만날 후회와 실망감이 낮으면 가능하다. 실패를 실망으로 느끼지 않는 사람이라면 도전 그 자체를 즐기고, 성공과 실패를 떠나 삶의 기대 행복감이 크게 느낄 것이다.


이 이야기를 일반화하기 위해 간단한 수학 공식을 하나 생각했다. 꿈을 위해 도전했을 때 얻게 될 예상 행복감을 구하는 식이라고 보면 된다. 여기에 들어가는 변수는 성공 확률, 실패 확률, 그리고 행복감과 실망감이다. 이제 다음 같은 기대 행복감 공식을 만들 수 있다.


기대 행복감 = 성공 확률 X 행복감 - 실패 확률 X 실망감


꿈을 위해 노력하려면, 기대 행복감이 0보다 커야 한다. 당연히 그것이 마이너스가 되지 않아야 사람은 그 일에 도전한다. 그래야 끝까지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될까? 성공 확률을 높이거나, 아니면 같은 확률이라면 실망감을 낮춰야 한다. 이 둘은 우리 노력에 따라 어느 정도 통제 가능한 변수다. 세상이 살만하다고 말하고,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노력에 따라 조정할 수 있는 이들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타고난 재능이 우수할수록 성공 확률은 높다. 그런 사람의 기대 행복감은 놓고, 그 결과 꿈을 포기할 필요가 없다. 그렇지만, 어중간한 재능을 가진 사람도 성공 확률을 높이면 기대 행복감을 상승시킬 수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성공 확률을 더 키울 수 없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그때는 실패의 실망감을 낮추면 기대 행복감이 높아진다. 성공의 기대치와 실패의 실망감을 낮출수록 좋다. 그건 도전 자체를 즐기고, 성공 여부에 너무 목매달지 않으면 가능한 일이다.


이제 결론을 이야기해 보자. 피는 뜨겁고 열정이 들끓어 도저히 포기할 수 없다면 어떡할까? 도전 자체를 즐겨야 한다. 까짓 갈 데까지 가서 끝장을 내고 슬퍼하지는 말자. 어차피 인생은 한 번뿐이고 삼세판은커녕 두 번의 기회도 없으니까 말이다. 더 노력해 보고, 그래도 안 되면 뭐 어쩌겠나? 원 없이 노력해 봤으니 이만하면 됐다는 마음을 가지면 되지 않을까. 설혹 꿈을 이루지 못해도 미련은 남지 않을 것이다.


사람마다 자기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글을 쓰는 사람은 '낙양의 종잇값'을 올리기를 원하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일생의 명작을 남겼으면 한다. 작곡가는 크게 히트할 노래를 만들기 위해 밤을 새우고, 가수는 그런 곡을 만나기를 간절히 고대한다. 그들 대부분은 어중간한 재능을 가진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들은 끝까지 도전하고, 후회와 미련이 남지 않을 만큼 노력한다. 그런 마음을 가진 그들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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