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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침팬지의 우수한 머리

by Henry

대뇌 주름에 혁명이 일어났다.


IC 칩 사진 : 위키백과


별난 침팬지가 똑똑해진 진짜 이유를 알아보자. 이미 대뇌화 지수와 지능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인간의 대뇌화 지수가 다른 어떤 동물보다 월등히 높다는 사실을 알았다. 바로 그것이 인간의 지능이 높다는 것을 어느 정도 설명해 준다. 대뇌화 지수나 높은 것은 대뇌피질의 주름이 넓고 크다는 뜻이다. 별난 침팬지의 대뇌피질의 두께와 넓이가 인지 혁명을 완성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인간의 뇌에서 가장 고도의 기능을 발휘하는 곳은 뇌의 바깥 부분을 둘러싸고 있는 주름진 부분이다. 이것을 대뇌피질(大腦皮質, Cerebral cortex) 또는 대뇌 겉질이라 부른다. 이곳은 신경세포(neuron)와 시냅스(synapse)의 집합체로 감각기관의 정보를 받아들여 종합적 사유를 수행하는 장소다. 대뇌피질 속의 신경세포와 시냅스 연결망의 집적도가 머리의 좋고 나쁨을 결정한다. 마치 컴퓨터의 성능을 CPU 칩 내부 회로의 집적도가 결정하듯이, 인간의 두뇌 성능은 대뇌피질 안의 신경망의 밀집도에 달렸다.


20세기 최고의 천재인 아인슈타인의 뇌는 일반인과 별 차이가 없고 오히려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작용을 맡은 대뇌피질도 여느 사람보다 얇고, 대뇌 주름의 면적도 그리 넓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대뇌피질 안에 자리한 신경세포의 연결망은 보통 사람보다 월등히 밀집도가 높다. 아인슈타인의 뇌는 크기나 대뇌피질의 면적은 보통 사람과 크게 차이가 없지만, 그 속에 있는 신경세포의 연결망의 다른 사람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풍성하다. 따라서 좁은 두개골 안에 얼마나 많은 신경망이 자리하고 있는지가 지능을 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라 할 수 있다.


동물들도 약간의 지능을 가졌다. 그들의 두뇌에도 얇은 대뇌피질이 있다. 인간의 대뇌피질은 이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두텁다. 별난 침팬지의 머릿속에는 넓고 두꺼운 대뇌피질이 자리하고 있다. 파충류나 개가 본능과 욕망에 휘둘리는 것은 그것을 통제할 대뇌피질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이 절제하고 인내할 줄 아는 것은 바로 대뇌피질 속의 조밀한 신경망 덕분이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것은 피질이 넓은 대뇌피질이다. 우리 몸의 각 기관에서 가장 바깥에 있는 층이나 표피층을 피질이라 한다. 그 가운데서도 뇌를 둥근 표면에 있는 회백색의 얇은 층을 대뇌의 피질이라 부른다. 대뇌피질은 신경세포체들이 많이 모여 있어, 고도의 지적기능을 담당한다. 대뇌피질은 부위에 따라 기능이 다르며 각각 기억, 집중, 사고, 언어, 각성 및 의식 등의 중요기능을 담당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대뇌피질의 영역은 전두엽, 두정엽, 측두엽, 후두엽으로 구성되어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전두엽과 측두엽 사이의 틈새 안쪽에 숨어 있는 미각을 담당하는 뇌섬엽이 있다. 대뇌피질의 5가지 영역은 지각하고, 의식하고, 판단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기능을 담당한다. 대뇌피질은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가장 크게 확장된 뇌의 구조이다. 대뇌피질의 뉴런들은 감각 정보를 받아들이며, 외부 세계와 소통하고, 명령하고 지시하는 고차원적인 행동을 수행한다.


대뇌 피질은 별난 침팬지의 언어, 추론, 사유, 계획 등 고차원적 사고의 근원이다. 대뇌 주름이 발달하면서 예술 활동을 시작했고, 신화를 창조하고, 역사를 만들었다. 인간의 뛰어난 인지능력은 뇌 전체에 걸쳐있는 대뇌피질 속 신경 네트워크에서 나온다. 머리가 좋아지려면 이 네트워크를 강화하면 된다. 현대 뇌과학은 학습과 훈련을 통해 이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혔다. 후천적으로 얼마든지 지능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희망을 가져도 좋다.


대뇌피질 속의 뉴런과 시냅스의 밀집도가 중요하다.

대뇌피질의 두께는 약 6mm이고, 펼친 크기는 가로 46cm 세로 61cm 내외이다. 이 안에 약 1,000억 개의 뉴런이 들어 있고, 뉴런과 뉴런이 만나는 시냅스가 150조 개나 연결되어 있다. 이 많은 신경세포와 시냅스의 연결은 방대한 신경망을 이룬다. 두뇌의 신경망은 척추를 통해 온몸의 신경세포와 연결되어 있다.


산술적으로 계산해 보면, 뉴런 한 개에 약 1,500개의 시냅스가 있다는 뜻이다. 별난 침팬지가 감각기관의 정보를 입수하고, 그것을 분석해 사유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여기에서 나온다. 머리가 좋다는 것의 생물학적 의미는 시냅스의 발달 정도를 뜻한다. 시냅스는 학습을 통해 자라기도 하고, 학습하지 않으면 소멸하기도 한다. 부지런히 글을 읽고, 글을 쓰고, 예술을 하고, 운동하는 사람의 머릿속에는 시냅스가 왕성하게 새 가지를 쭉쭉 뻗는다.



<뉴런과 시냅스> https://fineartamerica.com/art/neural+network


인간의 신경망 내부를 들여다보면, 전기적 신호와 화학적 신호가 정보를 전달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새로운 것을 탐구할 때 우리 뇌로 들어오는 정보와 지식은 전기적 신호와 화학적 신호로 변환되고, 이들의 융합작용에 지적 발화가 일어난다. 신경망 내부의 지적 발화는 인간의 지적 수준을 높은 수준으로 수직적으로 상승하기도 한다. 최근 급속히 발전한 컴퓨터와 인공지능은 순차적 알고리즘에 따라 단계적으로 일을 처리한다. 이것과 비교할 때, 비약적 도약과 발전이 가능한 것은 인간 신경망이 갖는 장점이다.


진화 과정에서 새로 생긴 기관은 오래된 기관 위에 자리한다. 파충류의 뇌 위에 원시 포유류의 뇌가 감싸고 가장 최근에 발달한 대뇌피질이 그 위를 뒤덮고 있다. 파충류의 뇌에는 컴퓨터의 기본입출력시스템처럼 생명 유지를 위한 기본 장치인 생존 본능이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져 있다. 인간의 의지와 별개로 움직이고 두뇌의 지휘 밖에 있는, 오직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들은 본능으로 셋업 되어 있다.


대뇌 주름에 있는 신경망이 사유와 생각을 발현하고 고차원적 사고 활동을 수행한다. 손, 발, 눈, 코, 입을 통해 들어오는 외부의 감각 자극은 신경망을 통해 뇌로 전달된다. 뇌에서는 이렇게 전달된 정보를 분석한 후, 외부 자극에 적절한 대응 행동을 하도록 지시한다. 대뇌피질에 있는 신경세포는 우리 몸의 위치나 공간을 확보하는 등 몸이 유연하고 적절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그뿐 아니라 대뇌피질은 신중하게 추론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한 후, 말을 조리 있게 구사하도록 한다.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든 기능은 생물학적 실체인 대뇌피질 안 뉴런들이 상호작용한 결과이다. 대뇌피질 안 신경망의 활발한 활동이 우리의 사고와 지능 수준을 결정한다. 고차원적 행동을 관장하는 대뇌피질은 미리 작성된 프로그램을 실행하지 않는다. 경험을 통해 학습하고 거기서 얻은 지혜를 발휘하여 뇌 구조를 재구성한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인간의 지적 능력은 계속 향상한다. 별난 침팬지의 대뇌피필 속의 신경망은 인지 혁명을 완성했고, 지금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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