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혁신으로 권력자가 된 별난 침팬지

by Henry

먹을 것도 없으니 팔 것도 없다.

별난 침팬지의 공동체 사회는 아직 먹고 남을 만큼 생산할 능력이 없다. 여분이 없으니 사고팔 것도 없다. 시장이 있을 리 없고, 상업적 거래가 생길 수도 없다. 먹고 남은 들소 고기는 그날 다른 별난 침팬지 부족의 물건과 바꿀 수 있었다. 별난 침팬지 무리끼리 물물교환을 통해 부족한 물건을 보충했다. 오래 보존할 수 있는 여분의 식량을 생산할 만큼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별난 침팬지는 공동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나무에서 처음 내려온 별난 침팬지는 두 손과 두 발로 도구를 만들며 진화했다. 약 250만 년 전 호모 하빌리스(Homo habilis)는 처음으로 석기(石器)를 만들어 사용했다. 호모 하빌리스는 길을 가다 날카로운 돌조각을 발견했다. 이것을 이용해 과일을 따고 식물을 채집했다. 끝이 뾰족한 돌을 사용하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식량을 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별난 침팬지 가운데 꾀돌이가 있었다. 그는 날카로운 돌조각을 주워 더 날카롭게 갈았다. 그냥 주워 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도구를 개량하기 시작했다. 같은 행동을 반복하다 보면 요령이 생긴다. 별난 침팬지가 도구를 만드는 기술이 진보했다.


호모 하빌리스 다음으로 지구상에 등장한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는 돌을 날카롭게 갈아 주먹도끼를 만들었다. 뾰족한 돌 화살촉을 장착한 활도 지녔다. 나름 첨단 무기로 무장한 별난 침팬지는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이제 도구를 만들 줄 알게 된 별난 침팬지는 새로운 역사를 개척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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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침팬지가 돌로 만든 도구를 사용한 시기를 석기시대 石器時代, Stone Age)라 부르고, 구석기시대와 신석기로 시대를 나눈다. 전체로 봐서는 대략 260만 년~300만 년 전부터 시작되어, 지역에 따라 9000년~1만 5천까지 이어진다. 별난 침팬지가 호모 하빌리스와 호모 에렉투스를 지나는 시기라고 보면 될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 시기와 중첩되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별난 침팬지가 돌로 된 도구를 주로 사용한 때라고 보면 된다.


돌도끼나 돌로 만든 연장은 없는 것보다 낫긴 하지만, 사냥 효율성은 크게 떨어진다. 청동이나 쇠로 만든 도구보다 생산성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다. 청동이나 쇠로 만든 사냥 도구나 농기구는 최첨단 도구로서 수확량을 비약적으로 증가시켰다. 날카로운 쇠 화살로 들소 사냥도 하고, 쇠 농기구로 농사짓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인류 최초의 제대로 된 기술 혁신에 성공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강가에 터를 잡고 본격적으로 농사를 지었다. 세계 여러 곳에서 별난 침팬지들이 경작 생활을 시작했다. 벼나 밀을 재배하고 가축을 키워 고기를 조달했다. 쇠로 만든 농기구는 곡물 수확량을 크게 늘렸다. 약 1년 2천 년 전후 별난 침팬지는 본격적으로 동물을 사육하고 식물을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 농업혁명에 성공한 별난 침팬지의 곡물 수확량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기술혁신으로 수확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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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가 개량되고 생산성이 향상하자 별난 침팬지는 딴 세상을 꿈꾸기 시작했다. 굳이 무리 지어 함께 사냥하거나 공동으로 나눌 필요가 점차 줄어들었다. 사냥 도구를 잘 만들고 사냥 실력이 뛰어난 별난 침팬지는 혼자서도 들소 한 마리를 거뜬히 사냥했다. 농기구를 잘 만든 별난 침팬지는 남들보다 몇 배나 곡물을 수확했다. 그는 이것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마음이 없다. 내 능력과 부지런함으로 일군 것을 함께 나누는 것을 거절했다.


최초의 기술 혁신은 사냥 도구와 농기구에서 일어났다. 청동과 쇠를 녹여 칼과 농기구를 만든 혁신가는 획기적으로 생산량을 증대시켰다. 그는 돌로 만든 도구를 이용하는 사람보다 몇 배 혹은 몇십 배의 식량을 수확했다. 생산력이 큰 차이를 보이자 혁신가인 별난 침팬지는 더는 공동사회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따로 사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 별난 침팬지는 공동체에서 이탈했다.


돈을 벌고 곡식을 축적한 별난 침팬지는 힘을 가졌다. 그는 공동체를 해체하고, 자기가 주인이 되는 사회를 만들었다. 그는 하인을 두고 종을 부리며 더 큰 힘을 길렀다. 세력을 키운 별난 침팬지는 부족을 통일하고 최고 권력자가 되었다. 그는 계속 인근 부족을 정복하면서 땅을 넓혔다. 몇 번의 전쟁을 치르고 드디어 천하를 통일했다. 별난 침팬지가 나라를 세우고 제국을 통치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자 지금까지 모든 것을 함께 공유하던 시대는 막을 내렸다. 치열한 정복 전쟁을 통해 권력을 쟁취한 권력자가 모든 땅을 소유하게 되었다. 신하들은 왕으로부터 땅을 하사 받아 자기 땅을 소유할 수 있었다. 땅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은 땅을 빌려 소작하고 그 대가를 지불했다. 생산수단인 땅을 가진 귀족은 수많은 소작인과 노예를 거느렸다. 왕을 정점으로 귀족과 그 아래의 소작인 그리고 노예가 있는 신분사회로 나아갔다.


이제 세상은 생산수단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구분되었다. 땅과 농기구를 가진 사람은 주인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소작인이나 노예가 된 것이다. 수확물은 생산수단을 소유한 사람의 몫으로 돌아갔다. 소작인도 농기구를 소유했으나 땅을 소유하지 못했기에 그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생산수단의 온전한 소유가 경제적 자유를 획득할 수 있느냐의 관건이 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사회구조와 정치구조는 경제구조를 기반으로 해서 만들어지고 유지된다. 경제력이 뒷받침되는 별난 침팬지는 부를 축적해 권력자가 되었다. 누가 시키거나 그렇게 하라고 강요한 행동이 아니다.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생산력이 발전하자 자연스레 사회가 그 방향으로 나아간 것이다. 더 많이 수확하고 더 많은 것을 가진 침팬지는 공산 사회를 해체하고, 노예를 거느리는 신분 사회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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