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 브렌다 쉐퍼(Brenda Schaeffer)의 저서 『사랑 중독』(이너북스, 2010)을 읽었다. 읽고 ‘사랑 중독’을 주제로 글을 써보려다가 잠시 멈추었다. 요즘 명성이 자자한 GPT에 먼저 ‘사랑 중독’의 개념을 물어보기로 했다. 챗GPT가 하도 똑똑하다고 사람들이 말하니까 테스트를 해봤다.
GPT는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약자로 오픈AI가 개발한 언어 모델이다. 사람이 글을 쓰고, 읽고 이해하는 방식으로 훈련했다. 챗GPT는 어마어마한 양의 언어 데이터를 학습했다. 웹크롤링 4,100억 개, 웹텍스트 190억 개, 책 120억 개, 위키피디아 30억 개에 달하는 데이터를 학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마디로 웹상에 나와 있는 거의 모든 정보를 읽었고, 책도 무지하게 읽었다. 인공지능이 읽는다는 것은 학습한다는 말이고, 학습한다는 것은 기억한다는 말이다.
한마디로 어마어마하게 똑똑한 채팅 로봇이 탄생했다는 말이다. 그것도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무장했고, 인공지능의 학습 방법으로 데이터를 읽고 기억했다. 어떤 질문을 해도 척척 답을 해주고, 시나 에세이를 부탁하면 금방 글로 써준다. 구글 검색 엔진인 필요한 단어의 정의를 설명하거나 자료를 일러주지만, 챗GPT는 아예 글을 만들어서 준다.
그래서 나도 챗GPT에 접속해서 ‘love addiction(사랑 중독)이 뭐냐고?’ 질문했다. 그랬더니 27초 만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그리고 그걸 그대로 복사해서 구글 번역기에 넣었더니 금방 한글로 번역되었다. 챗GPT의 답과 구글의 번역 내용을 읽어보자.
'사랑 중독'을 설명하는 챗GPT의 답과 구글의 번역
'Love addiction is a term used to describe excessive attachment or preoccupation with a romantic partner, leading to behaviors and thoughts that are harmful to one's well-being. It can be similar to other types of addiction, such as substance abuse or gambling, in that it can interfere with an individual's daily life and cause emotional distress.
However, love addiction is not a recognized mental health disorder in the current diagnostic manuals, such as the DSM-5 or ICD-11. Some experts believe that it could be classified as a subtype of attachment disorder or relationship addiction, while others argue that it is not a distinct phenomenon, but rather a manifestation of existing mental health conditions, such as anxiety, depression, or obsessive-compulsive disorder.
It's important for individuals who believe they may be experiencing love addiction to seek professional help and support, as well as engage in self-care and healthy coping mechanisms. Treatment may include individual therapy, support groups, and medication as needed.
사랑 중독은 낭만적인 파트너에 대한 과도한 애착이나 집착을 설명하는 데 사용되는 용어로, 자신의 웰빙에 해로운 행동과 생각으로 이어집니다. 개인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정서적 고통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약물 남용이나 도박과 같은 다른 유형의 중독과 유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 중독은 DSM-5 또는 ICD-11과 같은 현재 진단 매뉴얼에서 인식되는 정신 건강 장애가 아닙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것이 애착 장애 또는 관계 중독의 하위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믿는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이것이 별개의 현상이 아니라 오히려 불안, 우울증 또는 강박 장애와 같은 기존 정신 건강 상태의 징후라고 주장합니다.
사랑 중독을 경험하고 있다고 믿는 개인이 전문적인 도움과 지원을 구하고 자기 관리 및 건강한 대처 메커니즘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에는 필요에 따라 개별 요법, 지원 그룹 및 약물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놀랐다.
이상이 챗GPT의 답과 구글의 번역 내용이다. 이 작업을 하는 데 30초도 안 걸렸다. 깜짝 놀랐다. 글을 빠르게 쓰는 나도 놀라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내가 하루 두 편씩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것도 평소 정리한 데이터를 활용한 덕분이다. 그런데 챗GPT를 이용해 보니 내가 가진 데이터는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차라리 챗GPT한테 말하면 척척 알아서 글로 다 써준다. 그걸 갖다 쓰면 될 걸 뭐 하러 고생할까 하는 자괴감마저 든다.
내친김에 '왜 사랑 중독이 생기는가?'라고 질문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챗GPT가 32초 만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그걸 다시 한글로 변환한 글을 함께 올린다. 답변이 꽤 전문적이라 당황스럽다.
'사랑 중독'의 원인 대한 챗GPT의 답과 구글의 번역
'There are a variety of factors that can contribute to the development of love addiction, including:
Childhood experiences: Childhood experiences, such as emotional or physical neglect or abuse, can lead to a lack of secure attachment in adulthood, causing individuals to seek out intense or codependent relationships.
Low self-esteem: Individuals with low self-esteem may use relationships as a source of validation or self-worth, leading to a preoccupation with their partner.
Trauma: Traumatic experiences, such as abuse or loss, can lead to an attachment style that seeks intense or codependent relationships.
Genetics: There may be a genetic component to love addiction, as certain personality traits and tendencies can run in families.
Brain chemistry: Love addiction may also be associated with changes in brain chemistry and functioning, particularly in the areas of the brain associated with reward, motivation, and pleasure.
It's important to note that love addiction is a complex phenomenon that can arise from a combination of individual, relational, and societal factors.
다음을 포함하여 사랑 중독의 발달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요인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경험: 정서적 또는 신체적 방치 또는 학대와 같은 어린 시절의 경험은 성인기에 안정적인 애착이 결여되어 개인이 강렬하거나 상호 의존적인 관계를 찾게 만들 수 있습니다.
낮은 자존감: 낮은 자존감이 있는 개인은 관계를 확인 또는 자존감의 원천으로 사용하여 파트너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 학대나 상실과 같은 트라우마 경험은 강렬하거나 의존적인 관계를 추구하는 애착 스타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유전학: 사랑 중독에는 유전적 요소가 있을 수 있습니다. 특정 성격 특성과 경향이 가족 내에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뇌 화학: 사랑 중독은 특히 보상, 동기 부여 및 즐거움과 관련된 뇌 영역에서 뇌 화학 및 기능의 변화와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사랑 중독은 개인, 관계 및 사회적 요인의 조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복잡한 현상이라는 점에 유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글을 쓸까?
내 질문을 받고 내놓은 챗GPT의 답과 구글의 번역을 읽어보니 할 말이 없다. 느낌은 각자 다를 것이다. 아무튼,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내가 쓴 글이 챗GPT가 쓴 글보다 낫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 얘보다 더 나은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일은 글을 쉬어야 할까 고민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