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자의 일요일 아침 식단

by Henry

일요일 아침 식단


글을 하나 올리고 아침 식단을 차렸어.

냉장고를 열어 보니 버섯과 계란이 눈에 들어왔어.

계란 다섯 개를 깨서 풀고 버섯계란 전을 부쳤어.

남은 걸로 통밀 식빵 토스트를 세 개 구웠어.


그리고 식탁에 올렸어.

토마토 한 개를 쓸고 물미역도 곁들였지.

우유 한 잔을 따르고 커피를 빠뜨릴 수야 있나?

아메리카노~~~ 좋아!!


차리고 보니 비주얼은 그럴듯해.

뭐든 자기가 한 건 이쁘게 보이는 법이니까

뭐 객관성은 없다고 봐야지.




혼자 먹기에 양이 살짝 넘쳤어.

토스트를 반만 먹고 남은 두 개와 함께 랩으로 쌌어.

버섯계란 전은 좀 넉넉하게 부쳤어.

남은 건 그릇에 예쁘게 넣어 정리했지.

나중에 아내가 먹어도 되니까.


요리도 몰입해야 해

요리를 배운 지 한 달이 넘었어.

서양 요리 8가지를 기본으로 익혔지.

그걸 배우고 나니 레시피 보는 게 쉬워졌어.

그 뒤부터 몇 가지 요리를 응용해 봤어.


김치찌개도 레시피를 따라 했어.

돼지고기 목살 밑간도 하고

대파와 마늘을 다지고

시키는 대로 양념하고 따라 했지.


결과는 어땠을까?

와, 나도 깜짝 놀랐어.


"그래 바로, 이 맛이야!!!"

감탄사가 절로 나왔지.


뭐 그렇다고 다른 사람 입맛에 맞는다는 이야기는 아냐.

순전히 내 입맛에 좋았다는 이야기지.

이건 '자뻑' 수준이라 조금 민망해.


아이들도 직장 생활하느라 밖에서 생활해.

먹을 입이래야 나와 아내 둘밖에 없으니

요리라고 해봐야 간단히 한 끼 때울 정도이니

내가 뭐 주부들 수고로움에 감히 비교할 수 있겠어?

요리하는 일이 재미가 있다고 말하기는 송구스러워.


까르보나라 스파게티도 그렇고

바비큐 폭챱도 그렇고

하다못해 샌드위치 만드는 것도 그렇고

뭐든 몰입을 요구하는 것 같아.


김치찌개를 끓을 때는 더 그랬어.

한식은 말 그대로 레시피만 보고 따라 했어.

그래서 진짜 시키는 대로 정량을 고수했지.

솜씨 없는 내 딴에는 얼마나 집중했겠어?

요리하는 순간만큼은 무념무상의 경지라고 할까.

아무튼 몰입감이 참 좋았어.


요리는 오감의 예술이라고 해.

그건 요리가 주는 미학(味學)과 미학(美學)의 즐거움 때문이지.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쾌락의 끝판왕이라고 생각해.


언젠가 그런 글을 쓴 적이 있어.

미식은 태어나서 배우고, 죽기 전까지 즐기는

인간의 첫 쾌락이자 마지막 쾌락이라고.


뭐 내 요리 실력이야 한참이나 밑이라 논할 건 없어.

일요일 아침 식단을 이 정도 차리면 그리 나쁘지는 않잖아?

그것도 내 생각이라고?

그건 맞는 말이야.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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