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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사피엔스, 나무에 오르기 전의 기억

by Henry

채 2%도 안 되는

침팬지와 나 사이의 유전자 차이

그 때문에 침팬지는 숲속에 살고

나는 화려한 문명 속에 살고 있어



침팬지.jpg


인간과 침팬지의 겨우 2% 내외의 차이

겨우 2%가 이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인다고? 침팬지와 인간의 유전적 차이를 말하는 거야. 과연 이게 가능한 말인가. 저 초원에 누워 종일 빈둥거리는 침팬지와 지상 최고의 지능을 가진 인간 사이에 유전적 차이가 겨우 그 정도에 불과하다고? 그 사실이 믿기지 않고 실감 나지 않아. 일단 그 사소한 차이가 이렇게 큰 간격을 불러온 것은 받아들이겠어. 참 쉽지 않은 이야기야.


새로운 시리즈 <별난 침팬지의 용감한 여행기(가제)>라는 글을 쓰는 까닭을 이야기할 거야. 어떤 진화 과정을 거쳤길래 인간과 침팬지의 그 사소한 오늘날 문명의 차이를 보였는지 궁금했어. 그 출발은 침팬지 무리 중 땅으로 내려오면서 시작했다고 생각해. 별난 침팬지의 용감한 선택이 오늘의 인류를 있게 했을 거로 생각해. 이번 시리즈의 글은 이미 공개한 글들을 챗GPT-4.0의 조언을 받으면서 수정할 거야.


우리의 직접 조상을 호모 사피엔스라고 말해. 이 종은 약 20만 년의 지구에 등장했다고 해.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은 아닐 거야. 그보다 더 윗대 조상에서 진화해 온 거겠지. 진화는 어느 한순간 벼락처럼 완전히 바꾸는 것은 아니야. 조금씩 조금씩 눈에 띄지 않는 변화가 축적된 거야. 수만 년 혹은 수십 만년의 긴 시간을 두고 보면 그 변화를 확연히 느낄 수 있지.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에 등장한 것도 긴 시간의 변화가 축적된 결과라고 보면 돼.


침팬지와 호모 사피엔스의 조상이 형제였던 시절이 있었어. 그 혈연관계가 깨지고 유전적 차이를 보이기 시작한 것을 대략 600만 년 전후로 추정하지. 하긴, 그걸 정확하게 단정적으로 말하긴 힘들지만, 아마 그 시기쯤 침팬지 무리 중에서 모험심 강한 친구가 땅으로 내려왔어. 이때가 침팬지와 인류 조상의 조상과 유전적 분리가 시작되었다고 보면 돼. 지금부터 그 긴 이야기를 시작하는 거야.


지구 최초의 생명체인 원시 생명체는 바다에서 탄생했어. 원시 생명체는 수십억 년에 걸친 셀 수 없이 많은 진화와 변이의 단계를 거쳐 오늘날의 우리가 되었어. 왜 그랬을까? 그건 생명체가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선택의 결과야. 사실 지구 환경은 수만 년 혹은 수십 만년 단위로 송두리째 바뀌기를 반복했어. 서식지의 환경이 변화하면 생명체는 다시 그곳에 적응하기 위해 몸을 변형시켜야만 했지. 그래서 나온 이야기가 적응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의 원리야.



촬스 다윈.jpg 찰스 다윈의 항해


호모 사피엔스가 나무에 오르기 전의 기억

생명체는 살아남기 위해 몸을 변형했고, 혹독한 자연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해 왔지. 바로 그것이 수십억 년 지구에서 일어난 생명체의 적응과 변이의 역사야. 그 과정에서 원시 생명체의 일부가 물고기로 변신했어. 물고기는 물이 풍부한 바다에서 생활했어. 그러다가 태양이 너무 뜨거워져 물이 마르고, 비가 내리지 않는 긴 가뭄의 시간이 왔어. 어떤 생명체도 지구 환경의 변화를 거스를 수 없어. 변심해서 살아남느냐, 버티다가 죽느냐의 갈림길이야.


물고기들은 물이 부족한 딱한 사정에 놓였어. 물이 마르는 연못이나 바다에서 아웅다웅 버틸 것인가, 아니면 물속이 아니라도 살 수 있게 변할 것인가. 자연선택의 갈림길에 선 물고기가 뭐 어쩌겠어. 살아남으려면 물을 적게 사용해야 하고, 몸의 구조를 바꿀 수밖에 없었어. 그렇게 화려한 변신에 성공한 물고기는 용감하게도 물 밖으로 나와 육지 생활을 시작했어. 물속과 물 밖, 양쪽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된 그들을 양서류라 부르지. 그런데 그중 일부는 아예 물 밖에서만 생활하는 전혀 다른 종(種)인 파충류로 변신한 거야.


바로 이거야. 자연환경이 바뀌면 다시 환경이 바뀔 때까지는 수십만 년 혹은 수백만 년이 필요해. 그동안 진화한 종은 완전하게 자연에 적응하면서 과거의 모습을 탈바꿈하게 되지. 물고기 중 일부가 땅 위로 올라와 파충류가 된 것도 바로 그런 관점에서 보면 돼. 가뭄이라는 가혹한 자연환경이 물고기를 땅 위로 올라오게 했고, 새로운 지구 환경에 적응한 그들은 악어와 뱀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된 거야.


지구에는 억수같이 비가 쏟아졌어. 지금의 아프리카 초원도 아주 먼 옛날에는 나무가 우거진 정글이었다고 해. 나뭇가지에는 과일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고, 나무 위에서는 다양한 새와 벌레들이 활동하고 있었지. 그런 환경 속에서 일부 동물들은 나무 위의 먹이를 원했어. 그들은 나무를 타고 올라가 먹이를 찾아다녔고, 수많은 세월이 흘러 그들의 몸은 나무 위에서 생활하기 편하도록 조금씩 변형되었어. 그리고 그 나무 위에서 생활하는 동물 중 일부는 우리가 영장류라 부르는 그룹으로 진화하게 되었어. 영장류의 한 종류에서 우리, 호모 사피엔스가 탄생하게 되었지.


진화론의 딜레마

아메바 같은 원시 생명체가 수십억 년의 복잡한 변이와 적응을 거쳐 인간 되었다는 사실을 어디까지 받아들이면 좋을까. 이건 결국 '진화론'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가의 논쟁과 같아. 사실 찰스 다윈(Charles Robert Darwin, 1809~1882)의 저서 『종의 기원』은 인간이 간단한 원시 생명체에서 진화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 다윈은 자연환경에 적응한 생명체는 진화를 거듭해서 살아남았다는 '적자생존의 원리'를 말했어. 과연 그게 사실일까? 당연히 논란이 될 수밖에 없고, 그것은 여전히 꺼지지 않는 논란의 불씨로 남았어.


미국의 법학자 필립 E. 존슨은 『다윈의 심판대: 지적 설계 논쟁』에서 다윈의 '진화론'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제시하고 있어. 존슨은 진화론과 그것을 지지하는 주장들의 일부 측면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며, 특히 화석 기록과 분자적 증거의 빈약함을 지적하는 것을 들고 있지. 그는 물고기에서 파충류로, 다시 파충류에서 영장류로 넘어가는 과정의 연속성을 보여주는 화석의 부족함을 말하고 있어.


하지만, 많은 과학자는 화석 기록뿐만 아니라 유전학, 생물학, 분자생물학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나오는 연구 결과들을 근거로 진화론을 지지하고 있어. 사실 진화론에 대한 논쟁은 오랜 시간 동안 계속되어 왔어. 이는 과학 분야에서의 토론과 논증의 하나로 받아들이고, 진화론의 근거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야.


사실 법학대학 교수이자 미국 연방 대법원 판사의 법률 고문이었던 필립 E 존슨이 '진화론'을 살펴본 진짜 이유는 따로 있어. 그는 진화론의 옳으냐 그르냐를 따진 것이 아니라, 진화론이 완벽하게 옳다는 증거를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했어. 그는 '진화론'이 100%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 아니라면, '창조론'이 100% 틀렸다고 말할 수 없지 않으냐 하는 이야기지. 그건 아이들을 교육할 때 이 두 부분을 모두 교과목으로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하는 논리를 전개하기 위함이었어.


지금까지 인류가 알아낸 많은 진화의 역사가 옳다고 속속 밝혀지고 있어. '진화론'과 '창조론'을 둘러싼 학술적 논쟁은 이 글의 방향과 다르기 때문에 이 정도에서 정리할게. 이번 글은 시리즈를 시작하는 프롤로그이자 영장류가 탄생하기까지의 간단한 이야기라고 이해하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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