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보는 눈 없는 스타트업 창업자의 면접썰(2)

육감을 믿지 말라

by 행운동 무화과

그간 첫인상으로 빠르게 사람을 파악했던 부류의 인간들이 부럽진 않았지만, 그와 같은 관상쟁이의 마인드가 면접에서는 굉장히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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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단순히 얼굴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주어진 인터뷰 시간을 최대로 활용해서 인터뷰이에 대한 정보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애초에 인터뷰 시간 자체가 짧기 때문에, 최대한 핵심 질문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잘 구성하여 지원자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그럼에도,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에너지면접 당시의 인상이 너무나 큰 요소로 작용한다고 생각되었다.

때문에 누군가는 그 연기에 매우 능할 수 있다고 생각되었고(나처럼 다소 뻔뻔한 사람들), 혹은 내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성향의 사람들에게 나도 모르게 더 우호적인 시각을 보고 있었다(정말 인간적으로 친구가 되고 싶은 부류).


물론 그런 부분은 모든 면접이 갖고 있는 맹점이기도 하고(그렇다고 우리 같은 작은 곳이 구글처럼 여러 번에 거쳐 면접을 볼 수도 없으니) 누군가는 그런 식으로 나와의 합을 보는 것이 괜찮다고(어차피 다른 사람도 아닌 나랑 같이 일할 사람들이니까) 했지만, 스스로 꺼림칙한 부분은 계속해서 있었다.


또한, 인터뷰 이후에 회고해보면 각 응답에서 파생되는 질문들 역시 핵심을 찌르지 못했다.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한 질문에 가까웠을 뿐, 그것이 인터뷰이의 무엇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나 하는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다소간 애매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에서 구글은 이렇게 말한다.


육감을 믿지 말라



구글은 내부 실험을 통해 면접에서 얼마든 면접관의 확증 편향이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때문에 본능에 충실한 인터뷰어는 오히려 사람들을 제대로 볼 수 없다고 경고한다.


이미 단 몇 초 만에 해당 면접자의 첫인상은 결정되며, 추후 진행되는 면접은 그 판단의 증거를 쌓아가는 과정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오류를 최대한 줄이고자 구글은 인터뷰 과정 내 다양한 장치들을 마련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1️⃣수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인터뷰 과정이다.

인터뷰이에겐 까다로울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이를 통해 최대한 면접관 개인의 주관이 전체 인터뷰 결과에 개입하는 것을 막으려 한 것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2️⃣같이 일할 사람이 면접으로 참여하지 못한다.

구글에서는 해당 직원에게 편한 사람을 뽑는 것이 회사 전체에는 최선의 성과를 가져다 주는 것과는 같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팀의 매니저가 직접 우리 팀과의 합을 보고, 함께 일할 팀원을 뽑는 일반적인 상황과는 전혀 다른 시각이어서 이 역시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은 3️⃣[작업 표본검사 > 종합인지 능력 검사 > 구조화 면접]의 구조로 이루어져, 인터뷰이의 역량을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한다. 보다 구체적인 각 검사 과정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 자세히 기술하도록 하겠다. (이 부분이 현실적으로 가장 빠르게 도입 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나같이 사람 보는 눈이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자신감 갖고 어깨를 으쓱할 수 있는 말이었다.

애초에 나의 육감을 믿을 수 없기에 안 믿었던 것이기도 하지만, '육감'이 좋은 인재를 알아보는 데에 있어 그닥 좋은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기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결국은 시스템이 뒷받침될 수만 있다면, 육감의 부족 문제도 해결(애초에 육감이 부족한 게 문제가 아니지만)될 수 있다.

구글은 위에서 언급한 제도들 외에도 다양한 장치들을 마련하여, 면접이 단순히 개개인의 인력으로 이루어질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방지하고자 한다. 책을 읽는 내내 그 소중한 깨달음들을 공유해주는 걸 감사히 여길 따름이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