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감을 믿지 말라
그간 첫인상으로 빠르게 사람을 파악했던 부류의 인간들이 부럽진 않았지만, 그와 같은 관상쟁이의 마인드가 면접에서는 굉장히 유용하다.
물론 단순히 얼굴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주어진 인터뷰 시간을 최대로 활용해서 인터뷰이에 대한 정보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애초에 인터뷰 시간 자체가 짧기 때문에, 최대한 핵심 질문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잘 구성하여 지원자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그럼에도,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에너지나 면접 당시의 인상이 너무나 큰 요소로 작용한다고 생각되었다.
때문에 누군가는 그 연기에 매우 능할 수 있다고 생각되었고(나처럼 다소 뻔뻔한 사람들), 혹은 내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성향의 사람들에게 나도 모르게 더 우호적인 시각을 보고 있었다(정말 인간적으로 친구가 되고 싶은 부류).
물론 그런 부분은 모든 면접이 갖고 있는 맹점이기도 하고(그렇다고 우리 같은 작은 곳이 구글처럼 여러 번에 거쳐 면접을 볼 수도 없으니) 누군가는 그런 식으로 나와의 합을 보는 것이 괜찮다고(어차피 다른 사람도 아닌 나랑 같이 일할 사람들이니까) 했지만, 스스로 꺼림칙한 부분은 계속해서 있었다.
또한, 인터뷰 이후에 회고해보면 각 응답에서 파생되는 질문들 역시 핵심을 찌르지 못했다.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한 질문에 가까웠을 뿐, 그것이 인터뷰이의 무엇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나 하는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다소간 애매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에서 구글은 이렇게 말한다.
육감을 믿지 말라
구글은 내부 실험을 통해 면접에서 얼마든 면접관의 확증 편향이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때문에 본능에 충실한 인터뷰어는 오히려 사람들을 제대로 볼 수 없다고 경고한다.
이미 단 몇 초 만에 해당 면접자의 첫인상은 결정되며, 추후 진행되는 면접은 그 판단의 증거를 쌓아가는 과정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오류를 최대한 줄이고자 구글은 인터뷰 과정 내 다양한 장치들을 마련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1️⃣수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인터뷰 과정이다.
인터뷰이에겐 까다로울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이를 통해 최대한 면접관 개인의 주관이 전체 인터뷰 결과에 개입하는 것을 막으려 한 것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2️⃣같이 일할 사람이 면접으로 참여하지 못한다.
구글에서는 해당 직원에게 편한 사람을 뽑는 것이 회사 전체에는 최선의 성과를 가져다 주는 것과는 같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팀의 매니저가 직접 우리 팀과의 합을 보고, 함께 일할 팀원을 뽑는 일반적인 상황과는 전혀 다른 시각이어서 이 역시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은 3️⃣[작업 표본검사 > 종합인지 능력 검사 > 구조화 면접]의 구조로 이루어져, 인터뷰이의 역량을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한다. 보다 구체적인 각 검사 과정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 자세히 기술하도록 하겠다. (이 부분이 현실적으로 가장 빠르게 도입 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나같이 사람 보는 눈이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자신감 갖고 어깨를 으쓱할 수 있는 말이었다.
애초에 나의 육감을 믿을 수 없기에 안 믿었던 것이기도 하지만, '육감'이 좋은 인재를 알아보는 데에 있어 그닥 좋은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기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결국은 시스템이 뒷받침될 수만 있다면, 육감의 부족 문제도 해결(애초에 육감이 부족한 게 문제가 아니지만)될 수 있다.
구글은 위에서 언급한 제도들 외에도 다양한 장치들을 마련하여, 면접이 단순히 개개인의 인력으로 이루어질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방지하고자 한다. 책을 읽는 내내 그 소중한 깨달음들을 공유해주는 걸 감사히 여길 따름이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