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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수 Jan 08. 2022

영화 인터스텔라 리뷰 1편 (총 3편)

(영화 인터스텔라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살다 보면 하늘을 한 번쯤 올려다보기란 매우 쉬운 일처럼 보이지만 막상 그렇지만도 않다. 우리가 하늘을 올려다볼 마음의 여유가 없다고 해야 할까..? 아님 별빛보다는 도시의 휘황찬란한 불빛이 우리의 마음을 더 사로잡는다 해야 할까..?


축제 분위기가 나는 연말의 다채롭고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자동차 불빛, 건물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도 없는 칠흑 같은 망망대해 위에서 항해당직을 서다 보면.. 짙은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별이 빛나는 하늘을 자연스럽게 올려다보는 일이 다반사다.


그런 하늘을 보고 있자면.. 확실히 육상에 있을 때보다는 바다에 있을 때, 내가 지구라는 행성 위에서 살고 있고, 저 바깥은 우주구나 라는 생각이 깊게 파고든다. 그리고 몇 가지 우주 관련 영화가 떠오른다. 우주비행사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우주로 떠나면 아주 가끔씩 지구에 있는 가족과 인사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마저도 통신이 불량하면 하지 못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 승선하고 있는 나와 동질감을 느끼다가도(?) 어떤 행성에 고립되거나 몸을 보호해줄 우주복, 우주선이 없으면 극한 환경에 인체가 노출될 위험을 안고 있는 그들을 보면 그래, 나는 외계에서 일하는 것도 아니고 이곳은 산소도 있고 숨도 내 맘대로 쉴 수도 있지, 하면서 우주비행사에 대한 존경심이 든다.


그래서 망망대해 위에서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영화에서 봤던, 칠흑 같은 고요함과 정적 속에서 우주유영을 하는 우주비행사의 모습이 떠오른다.

인상 깊게 봤던 영화를 수년이 지나 가물가물할 때쯤 다시 감상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인터스텔라도 그런 영화 중 하나다. 개봉했을 때 보고 나서는 과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한 우주탐험 영화 정도로 생각했었다. 그리고 예전에 다시 감상했을 때도 새로운 행성 탐험, 블랙홀 등의 이야기 전개에만 눈이 갔다. 그런데 나이를 좀 더 먹고 보니.. 꽤나 감동적인 영화라고 느껴졌다.


어린 딸(머피)과 아들을 지구에 남겨두고 우주로 떠나야만 했던 아버지(쿠퍼 박사)의 마음, 우주로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수십 년간 아버지가 지구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린 자식의 마음이 헤아려지며 감동이 밀려왔다. 사실 초반부터 후반까지 영화는 이에 대해 말하고 있었는데 이전에 영화를 감상했을 때의 나는 그 마음을 이해하기엔 어렸었나 보다.


영화를 보며 가장 감동이었던 한 부분만을 고르라면 01:18:22!

쿠퍼 박사 일행이 밀러 행성에서 세 시간을 허비해버린 여파로 행성 바깥에서는 약 23년의 시간이 흘러버린다. (상대성이론 때문) 밀러 행성에서 우주선으로 다시 돌아온 쿠퍼 박사는 그동안(약 23년 동안) 아들이 자신에게 보낸 영상 메시지를 보게 되는데, 그 짧은 순간에 자신이 걸어왔던 길을 걷고 있는 아들의 모습이 보인다. 아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새로운 여인을 만나고, 그녀와 결혼하고, 아버지에게 손주를 소개해주고 그리고 쿠퍼 박사 아버지의 비보도 듣게 된다.

지구에서는 꽤나 긴 세월 동안 아버지(쿠퍼 박사)의 영상 메시지를 받을 수 없게 되자 꾸준히 영상 메시지를 보냈던 아들은 아버지를 이제 그만 놓아주기로 하며 그곳에서 부디 편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긴 채 끝나는 마지막 영상을 보며 쿠퍼 박사는 너무나 슬퍼한다.


그리고 아버지가 자기를 버리고 우주로 떠났다고 생각하는 딸 머피의 영상 메시지를 처음으로 받아보게 되는데, 쿠퍼 박사가 지구에서 떠날 때 했던 말을 되새기며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에 대해 서운함을 표한다. 쿠퍼 박사가 어린 딸 머피에게 해줬던 말은 바로 ‘아버지가 돌아오는 날엔 어쩌면 우리가 같은 나이일지도 모른다’ (상대성이론 때문)

그러나 아버지가 떠날 때와 같은 나이가 되어버린 머피는 오늘이 자신의 생일이라며, 아버지가 이제 그만 지구로 돌아와 줬으면 좋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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