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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수 Jan 08. 2022

영화 인터스텔라 리뷰 2편 (총 3편)

(영화 인터스텔라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딸의 이름 ‘머피’에 관해서는 영화 초반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머피가 아버지에게 ‘머피의 법칙’ 같은 이름을  지어준 것에 대해 서운함을 표하는데, 그런 머피에게 아버지는 ‘머피’는 나쁜 일이 일어난다는 뜻이 아니고, ‘일어날 법한 일이 일어난다’는 의미라고 설명해준다.

처음 봤을 때는 그냥 넘겼던 대사인데, 영화를 끝까지 보고 여운이 남아 있을 때 다시 처음부터 감상해보니, 와.. 역시 그냥 넣은 대사가 아니구나 싶었다. (영화를 한번 감상하고 여운이 남았을 때 다시 처음부터 감상하면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다시 보인다ㅎ)


영화 초반에 머피란 이름에 대한 내용 역시 영화 초반에서 후반까지 관통한다.

황폐해진 지구, 더 이상 농작물 재배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 지구를 떠나 인류의 새로운 삶의 터전이 될만한 행성에 우주비행사들이 간다. 한 개의 행성에 한 명의 우주비행사, 그들의 임무는 도착한 행성이 인류가 살만한 환경을 가지고 있는지 연구하고 그 정보를 보내주는 것. 쿠퍼 박사 일행은 그 정보들을 바탕으로 인류의 새 터전이 될 행성을 찾아감과 동시에 그곳에 먼저 가 있던 우주비행사를 구한다. 하지만 쿠퍼 박사 일행은 우주에서 실패에 실패를 거듭한다. 밀러 행성(우주비행사 밀러의 이름을 딴 행성)에서 시간을 허비하기도 하고, 인류의 새 터전이 될만한 곳으로 아주 적합해 보이는 ‘만’ 행성에 갔지만, 허탕을 치기도 한다. 실은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의 행성인데, 살고 싶다는 처절함과 이기심에 무장된 만 박사의 거짓 정보였던 것. 만 박사는 자신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 여겨진 쿠퍼 박사를 죽음의 문턱에 내몰기도 하고, 혼자만 살겠다고 무리한 도킹을 시도하다 우주선이 폭파되어버리기도 한다.


신속히 임무를 완수하고 지구로 귀환하겠다는 쿠퍼 박사의 결심과는 다르게 계속해서 좋지 않은 일만 일어난다. 결국 마지막 희망인 에드먼즈 행성에 쿠퍼 박사의 동료를 보내주기 위해 쿠퍼 박사는 스스로를 희생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다. 나쁜 일이 계속 일어난 것이었을까? 아니면 일어날 법한 일들이 일어난 것이었을까?


결론을 먼저 보자면, 쿠퍼 박사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고 나서 마주한 5차원 세계에서 중력을 이용해 지구에 있는 딸 머피에게 블랙홀의 특이점에 대한 내용을 알려주게 된다. 나사에 근무하고 있던 딸 머피의 큰 과제는 중력 방정식을 해결하는 것, 그것이 인류를 구하는 데 큰 발판을 마련해줄 수 있다. 그 중력 방정식에는 블랙홀 내부의 특이점에 관한 것이 포함되어 있으나, 블랙홀로 들어갔다 나온 사람이 없기 때문에 풀 수가 없다. 그런데 쿠퍼 박사가 최초, 그리고 유일하게 블랙홀에서 살아 돌아와서 (영화적 허용이긴 하지만) 그 특이점을 딸에게 알려줄 수 있게 된다. 이를 발판으로 딸 머피는 인류를 살린 영웅으로 추앙받는다.

나쁜 일이 연속해서 일어났다고 믿었던 것들이, 실은 일어날 법한 일들의 연속이었고, 결국 그렇게 전개되었기 때문에 쿠퍼 박사가 결국 블랙홀로 들어가는 것을 택해 전 인류를 살릴 수 있는 발판을 만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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