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어느 날
몇 년 전 어느 눈 온 겨울 날 우린 불타는 토요일을 뜨거운 동료애로 녹였지
홍대에 사람이 많아 이리 저리 치이다 호호 손 불며 들어갔던
선술집에서 먹었던 꼬막이 아직도 생각나는걸 보면 그 때가 달콤하긴 했나봐
뭐가 아쉬웠는지 다음 날 복귀인 놈 집에까지가서 자고
다음날 일어나 아쉽다고 소주 내오라는 이미 딸바보가 된 정화형의 앳된 미소가 눈에 아른거려
열차를 놓칠까하는 불안감에 서둘러 너희를 내보내는 내 뒷모습에서 느껴지는 안타까움이
마티즈 차주보다 더 하다는 것을 이제야 인정하게 되네
전투복 다 입고 현관문에 걸터 앉아 전투화 끈을 묶고있는데
어머니는 휴가 내내 술만 마신 아들이 뭐 그리 예쁜지 카스타드랑 초록매실을 쇼핑백 가득 담아 챙겨주셔
숙취가 가시질 않아 속이 쓰리지만
한 치수 큰 것을 사도 항상 작은 전투모를 억지로 눌러 쓴 채 쇼핑백을 들고 집을 나서
"조심히 가거라 용민아"
어머니의 한 마디는 나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술래로 만들어 뒤를 못돌아 보게 만들어
하지만 용기내아 돌아보니 어머니는 내게로 오셨어 그리고 안아주셨지.
어머니 김치찌개 맛은 가물거려도 깔깔이를 파고 들던 어머니 품의 따스함은 아직도 잊혀지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