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홀리데이 그 후 1년, 다시 돌아온 유럽
이번 여행은 익숙함 속에 새로움을 찾았다. 워홀 중에 다녀왔던 나라를 또 방문하며, 낯선 곳에서 익숙함을 느낌에 감사했다.
어느덧 네 번째 나라에 왔다. 독일 베를린. 베를린이라는 도시는 늘 궁금했던 도시였다.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었기에. 1년 동안 충분히 여행을 많이 했음에도,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 가장 미련이 남는 도시는 베를린이었다.
이유는 단연 ‘베를린=예술’이라는 상관관계에 의했다. 복학을 하고, 수업을 들으며 레퍼런스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도시도 베를린이었다. 그리고 지금 여기, 그 도시에 내가 있다.
여행 37일 차, 조금 지쳤다. 감기도 낫질 않아 몸이 내 몸 같지 않다. 그런데 나의 sns를 보는 친구는 내게 얼굴이 많이 좋아졌다고 행복해 보인다고 그랬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하다가, ‘그래 맞아 여기 베를린이지’ 하며 한껏 에너지를 끌어모아 잠깐 보이는 즐거움만을 보는 친구는 그런 말을 하더라. 다른 여행자 친구들은 내게 무슨 일 없냐며, 밥은 잘 먹고 다니는 거냐고 걱정을 먼저 해줬다. 많이 헤쓱해졌다고. 걱정을 끼치는 거 같아 민망할 정도로 잘 먹고 다닌다고 했다. 사실이기도 하지만, 건강하게 먹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먹고, 걷는다.
어제는 베를린으로 초대를 해준 친구의 룸메들과 함께 슈프레 강 근처로 피크닉을 다녀왔다. 그녀의 프랑스 룸메가 생일이었기 때문이다. 독일어를 배우고 있는 A한국인 언니는 독일어로 프랑스 친구 B와 독일어로 대화를 하고, 내 친구 C 언니는 영어로 프랑스 친구와 대화를 하고, A언니와 내 친구 C 언니는 한국어로 대화를 한다.
그녀들과 대화를 하며,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 내가 가장 목이 말랐던 부분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 워홀을 하며 가장 좋았던 것은, 나보다 여행을 많이 다니고, 나보다 인생의 지혜가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 자연스레 녹아들었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어떠한 문제를 직면해도 다양한 시각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아직 내가 대학생이라, 조금 어려웠던 부분이었다. 심지어는 내가 가장 고학번이었고, 내가 무언가를 전하면 전했지, 전함을 받지는 못했던 것이었다. 가장 아쉬웠다.
언니들에게 내 고민을 영어로, 한국어로 털어놓고 대화하며 느낀 것은, 결과가 어쨌든 시도하라는 것이었다. 특히나 A언니는 내게 가장 와 닿는 답변을 해주셨다. 이 집에 살고 있는 언니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눈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웠지만, 한국에서는 가장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너무나 알아서, 이 순간들이 감사했다.
여행지에서 현지 생활을 하는 사람들과 일상 대화를 나눌 때 나는 가장 여행함을 느낀다. 내가 낯선 이를 맞이하는 태도 또한 그렇다. 가장 낯선 곳에서 낯선이 들과 가장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것. 아마도 가장 마음을 여는 순간이 아닐까. 오늘의 날씨에 함께 공감하고, 고민을 나누는 것. 베를린에서 가장 나답게 여행했다. 이 낯선곳에서 나다울 수 있음에 감사하고, 나다움를 느껴서 늦지 않게 베를린에 또 올 것이라 믿는다.
19.7.29
독일 베를린
모리츠 플리츠 역 근처에서
마지막 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