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사람들2018, 한국인 유학생 인터뷰 프로젝트

지금, 이 순간의 아일랜드 더블린 사람들을 기록합니다.

by 장채영


아일랜드 문학가 제임스 조이스의 단편소설『더블린 사람들』이라는 거울은 우리가 외면하고 싶거나 무시하고 싶거나 부정하고 싶은 우리 마음속의 그늘을 적나라하게 비춰준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가장 알 수 없는 게 뭐니? 『더블린 사람들』이라는 거울 속에 있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 그리하여 『더블린 사람들』을 읽을 때 우리는 모두 더블린 사람들이다. 아니, 더블린 사람들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스무 살에 읽으면 스무 살의 우리 자신을, 마흔 살에 읽으면 마흔 살의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더블린 사람들』은 세상에서 가장 반질반질한 거울이니까. 누가 앞에 서든 마음 깊은 골짜기까지 비추는 절대 거울이니까.

출처 : 작가 김경욱 - 우리는 모두 더블린 사람들



image_92610991512944053762.png 더블린 사람들 - 제임스 조이스 @이미지 출처 구글



『더블린 사람들』에서는 주인공들이 유년기, 청년기, 성년기, 장년기를 보내면서 많은 갈등을 겪고 종국에는 기존 사회에서 자유스러운 세계로 탈출해 가는 과정이 묘사되고 있다. 특히 조이스는 주인공들의 의식의 확대 과정을 “에피퍼니”라는 문학적 기법을 통하여 주제를 구현하고 있다. “에피퍼니”(epiphany : 자각, 깨달음 : 종교적 또는 철학적인 깨달음을 갑작스레 얻게 됨)를 통한 개선의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앞의 열네 작품과는 구별되며 『더블린 사람들』의 결론적인 작품에 해당된다.

『더블린 사람들』은 작품끼리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단순히 단편 모음집이 아니라 전체로서의 통일성을 지닌, 여러 단편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장편 소설인 것이다. 더블린의 환경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 ·감정 ·지성 ·종교 ·정치에 있어서의 마비상태를 예리하게 관찰하고 냉엄한 자연주의적인 필치로 묘사하였다. 그중 가장 우수한 것으로 마지막에 수록된 단편 《죽은 사람들》이 손꼽히며, 그 끝부분에서는 이른바 ‘의식의 흐름’이라는 기법이 처음으로 시도되었다. 조이스가 젊었을 때 쓴 습작이라고 하는데, 20대의 청년이 쓴 작품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한국20.jpg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가는 비행기에서(film) @copyright Lucky




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 생활을 한지 어느덧 5개월 차, 160일이 되었습니다. 스트릿 필름 포토그래퍼를 자처하여 순간들을 기록하고, 빛을 담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알아가며, 저를 돌아볼 수 있는 아주 감사한 시간들이었고, 앞으로의 시간들도 기대됩니다. 그러나 아일랜드 생활에 실망하고 스스로를 자책하며 한국으로 돌아가는 분들을 정말, 정말 많이 보았습니다. 그들은 스스로를 '실패한 어학연수', '실패한 유학생활', '실패한 워킹홀리데이'라고 부릅니다. 이것이 너무 안타깝고, 슬프기까지 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20여 년을 다양한 압박 속에 살아온 우리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 대단한 변화를 꿈꾸며 워킹홀리데이, 혹은 유학생활을 시작합니다. 유학생활에서 만나야 하는 수많은 선택과 책임 속에서,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부풀었던 기대의 꿈은 실망이라는 화살이 되어 온전히 자신이 감당해야 할 몫으로 돌아옵니다. 이것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왜' 그들은 아일랜드, 더블린의 생활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또, 충분히 즐거운 유학생활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고민해보았습니다.





소파더블린1.jpg 아일랜드_더블린 버스커(film) @copyright Lucky




'주입식 교육', '정답이 정해져 있는 사회'에 익숙해 있던 우리는, 더블린 공항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온전히 나의 선택으로 이루어진 삶을 살게 됩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진정하고 싶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던 삶을 살아본 적도 없을 뿐 아니라, 그렇게 산다는 사람들은 그저 랩퍼 도끼나, TV 속의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합니다. 나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많은 선택을 하려고 하니 그 선택에도 확신이 없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유학생활을 하며 충분히 나를 돌아볼 시간이 많고, 내 주변을 돌아볼 시간이 많습니다. 장답 합니다. 단지 우리 스스로가 '나'를 돌아보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것뿐. 안다 하더라도 유학생활을 와서도 흘러가는 시간에 이끌려 가며 실천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저는 이것이 매우 안타까웠고, 어떻게 하면 그들 스스로만의 빛을 발견할 수 있을까. 또, 고민해보았습니다.



오랫동안 고민한 결과, 가장 쉽고, 간단한 개선의 방법을 발견하였습니다. 바로 '나' 자신과의 대화를 하게 하는 것. 스스로를 마주하게 만드는 것. 그들에게 질문하는 인터뷰어가 되어, 그들 스스로를 돌아보게끔 만들어주는 것. 인터뷰어가 되어 더블린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이 사랑하는 더블린만의 장소 혹은 공간들에서 그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합니다. 또한, 진정으로 더블린만의 따뜻함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담습니다.




한국33.jpg 아일랜드_스티븐그린공원(film) @copyright Lucky


인터뷰이들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생긴다면, 아일랜드라는 나라, 더블린이라는 도시의 따뜻함을 분명히 느끼고 돌아갈 것입니다. 비단 아일랜드, 더블린 생활만 해당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인용한 글과 같이 더블린 사람들은 바로 우리 자신입니다. 워킹홀리데이 혹은 유학생활을 꿈꾸는 분들은 크게는 그들 생활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을 것이고, 작게는 현지인 이여만 알 수 있는 정보들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둘 다 해당되지 않더라도, 인터뷰 글을 읽는 독자분들도 자신의 깊은 마음 골짜기를 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인터뷰를 하는 저 또한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만날 것이고, 그들의 이야기를 깊게 들을 것이며, 저 스스로 또한 깊게 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처럼 <더블린 사람들 2018> 프로젝트도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프로젝트가 끝나면 각각의 이야기들이 모여, 전체로서의 통일된 하나의 의미를 지닐 것입니다.

워킹 생활 중에 홀리데이로 암스테르담 반 고흐 뮤지엄을 갔던 기억이 납니다. 고흐는 스스로의 작품 활동이 자기 자신만을 위한 작품 활동이 되지 않기를 여전히 바라고 있다고 했습니다. 저 또한 그렇습니다. 제가 하는 <더블린 사람들 2018> 프로젝트가 저 자신만을 위한 프로젝트가 아니길 바랍니다. 우리네 삶은 고흐와 닮아 있습니다. 자신에 대한 확신, 주변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통찰력이 생긴다면 지구촌 어디를 가도 우리는 잘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프로젝트가 대단한 성공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한 분이라도 자신에 대한 확신이 생기고 아일랜드 더블린만의 따뜻함을 느끼고 간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프로젝트 시작을 알리는 글을 마칩니다.


2017년 겨울, 진눈깨비가 오는 더블린에서.
인터뷰어 채영(Lucky) 씀.



브레이4.jpg 아일랜드 더블린 템플바(film) @copyright Lucky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