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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y Nov 30. 2023

방황을 벗어나게 하는 방법, 알아차리기

인생 영역으로 구멍을 알아차리기

방황은 이미 지친 상태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말하는 방황은 분명한 방향이나 목표를 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한다는 뜻이다. 왜 우리는 방황하게 되는 걸까? 불확실한 미래, 불확실한 방법, 정체성 혼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우리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방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목표를 재조정하고, 전략을 재구성하거나, 새로운 동기부여를 찾아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이런 방법들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방황은 이런 활동이 누적된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선택지에서 확신을 얻을 수 있는 답을 선택하지 못하거나, 선택지가 보이지않는 상황에 부닥쳤기 때문이다. 감당하고 싶지 않은 복잡한 생각이 주는 스트레스는 이미 우리의 의지를 꺾었다.




알아차리기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는 강력한 방법 중 하나는 알아차리기다.[^1] 어느 날 아내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W : 나 오늘 속상해서 빵을 샀어

M : "뭔, 말이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W : "왜 속상했는지 물어봐야지! ㅋㅋ"


'속상해서 빵 샀어'는 MBTI를 테스트하는 밈이다. T 유형은 말의 논리적 타당성에 집중한다. '속상한데 왜 빵을 사는 거야 도대체!'. 반면에 F 유형은 감정 상태에 주목한다. '오늘 무슨 일이 있었길래 속상했어?'. 만약, MBTI가 없었다면 나는 남에게 공감 능력 제로에 말이 안 통하는 사람으로만 인식할 것이다. MBTI를 알거나, 사람의 성향이 다 다르다는 사실을 알면, 떨어지는 공감 능력을 아쉬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방황도 유사하다. 불편하고 불안한 감정의 근원이 어디인지 알면, 생각이 쉽게 이해될 수 있다. 이때 사용하기 좋은 도구가 삶의 영역이다. 지금 내 삶의 구멍이 무엇인지 발견하게 되거나, 잊고 있던 중요한 것을 다시 상기시킬 수 있다.




다양한 인생 영역


어렸을 때는 나만 잘살면 되고, 내 관심사만 쫓아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보이게 또는 보이지 않게 맡게 되는 역할이 점점 늘어난다. 관심사도 늘어난다. 인생 영역이란 개인의 삶을 구성하는 요소를 나눈 것이다. 자신에게 중요한 영역들을 두고, 관리하고, 평가할 수 있다. 인생 영역을 만들어 두면 길을 잃었을 때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자신의 인생 영역이 없다면, 다른 사람들의 인생 영역을 참고해서 자신을 돌아보고 인생 영역을 만들 수 있다. 내가 수집해둔 몇가지 인생 영역들이 있다. 그것들을 소개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히에로클레스의 인생 영역[2]

히에로클레스의 인생 영역 모델은 개인부터 인류 전체에 이르기까지 확장 되는 영역으로 구성된다.

- Self(Mind and Body) : 개인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 및 발전

- Family : 가족

- Fellow Citizens : 이웃과 지역사회

- Countrymen : 국가적 차원

- Mandkind as a whole : 인류애



히에로 클레스의 인생 영역은 아래와 같이 다르게 구분 할 수도 있다.[3]

- 나

- 관계

- 일


책, 초집중 79p


한근태 교수 인생의 3대축[4]

'인생 영역'이라는 단어가 언급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래와 같이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로도 인생 영역을 나눌 수 있다.

- 운동

- 독서

- 글쓰기


개인적인 관점으로 구분

개인의 삶에 초점을 맞춰 아래와 같이 일, 휴식, 보상으로 영역을 구분할 수도 있다.

- 일

- 휴식

- 보상


이미 보편적인 범주와 확장

1895년 고종이 고육강령으로 지덕체()를 천명했다.[5] 이것은 교육 강령이지만, 개인의 삶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인생 영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인생 전체를 나눌 수 없기 때문에 몇가지를 추가해서 인생 영역을 만들 수도 있다. 

- 개인차원 : 체(體), 덕(德), 지(智)

- 가정

- 경제


부모봉양도 도외시하고 온 집안 식구를 괴롭히며,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도리도 갖추기 못하면서 저만 좋자고 하는 공부가 아니다. 그러면서도 입만 열면 인의를 말하고 효제를 논한다면 이것보다 가증스러운 일은 없다. 제물에 눈이 멀어 돈 버는 데만 혈안이 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학문을 하면서도 인간다운 품위를 잃지 않을 정도의 경제적인 바탕을 갖추는 것은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책, 다산 선생 지식 경영법 533p


특정 전문 분야에 필요한 요소

꼭 개인의 인생 영역을 우주까지 포함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전문 분야를 내 인생의 큰 부분으로 여긴다면, 전문가가 필요한 요소를 인생영역에 포함 시킬 수 있다. 예를들어서 글쓰기라면 송나라 구양수가 삼다(三多)인 다독, 다작, 다상량을 구분해서 인생의 영역 일부로 넣을 수도 있다.

- 다독

- 다작

- 다상량




계획은 체계적으로 살기위해서


네이버 국어사전은 체계적(體系的)이라는 단어를 '일정한 원리에 따라서 낱낱의 부분이 짜임새 있게 조직되어 통일된 전체를 이루는 것'이라 말한다. 다시 말해서, 누락되는 부분이 없다는 말이다.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체계적인 공부법이란 모든 과목을 누락 없이 학습할 수 있는 전략을 말한다.


만약, 인생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우리가 세우는 계획의 시작은 인생 영역이어야 한다. 현재 직면한 목표나 문제는 인생 전반으로 보았을 때 일부다. 자신이 계획모드로 동작할 때는, 당장의 목표나 상황에 매몰되지 않고 물러서서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미리 만들어 둔 인생 영역이라는 도구가 있다면, 쉽게 메타적 관점을 가질 수 있다. 즉, 장기를 두는 선수에서 구경꾼이 될 수 있다.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도 가벼운 시선으로 보게 될 수도 있고, 보이지 않던 새로운 길이 보이거나, 진짜 중요하지만 놓치고 있는 부분도 보게 될 수 있다. 또한, 인생 영역을 다시 돌이켜보면 방황하던 자신에게 자기 통제감이 생기기 시작할 것이다. 자기 통제감은 불편하고, 불안한 감정에 휩싸였던 나를 이성적인 사고로 전환하는 힘이 될 것이다. 




[^1] [책, 무계획의 철학 56p] 양심의 가책은 자신의 실수를 막연히 괴로워할 때 생긴다. 실수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분석하는 순간 양심의 가책은 바로 사라진다.

[^2] https://howtobeastoic.wordpress.com/2016/01/12/hierocles-a-conservative-stoic/

[^3] [책, 초집중 79p] 히에로클레스는 우리 삶이 상호 연결돼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의무의 서열을 나타낸 동심원을 만들었다.

[^4] 유튜브 영상이 있었지만, 현재 비공개 상태로 전환되었다. -> https://youtu.be/zFue3qwv-PA?t=1851

[^5] [네이버 지식백과 - 삼육론]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4341390&cid=69562&categoryId=69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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