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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y Mar 29. 2024

지식 네트워크의 핵심 허브 - 키워드

키워드 노트에는 무엇이 있어야 하는가?

지난글에서, 우리의 정신 모형을 외면화하는 지식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다면 키워드를 중심으로 메모를 쌓아나가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번에는 지식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주요한 허브(Hub)인 키워드 노트 활용 사례를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키워드 노트에서 무엇을 보고 싶은지, 무엇이 부족한지, 어떻게 정신모형을 개념 지도(Concept Map)로 시각화할 수 있을지까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내용이 길어 1편과 2편으로 구분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지식관리 키워드노트를 반드시 이렇게 써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순히 제 용도에 맞춰 이런 형태로 사용하고 있을 뿐이며, 하나의 활용 사례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풍성한 이해를 돕기위한 사전 정보


아직 옵시디언 사용법과 지식관리 흐름을 다루지는 않았지만, 이 글의 이해를 돕고자 최소한의 사전 정보를 간단히 안내드리겠습니다.


지식관리 메모 종류


지식관리 파일 유형은 다양하지만, 여기서는 서지노트, 문헌메모, 영구메모, 키워드 노트만 다루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추후 글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제텔카스텐 워크플로우 - 심플한 독서노트 워크플로우

서지노트는 책이나 컨텐츠에서 유용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이나 떠오른 생각을 나열식으로 기록한 파일입니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파일은 하나의 컨텐츠를 다루지만, 때로는 여러 참고문헌을 한 번에 정리하기도 합니다.


문헌메모는 서지노트의 내용 중 유용하거나 필요한 부분을 추려내어, 유사한 내용이나 인과관계가 있는 것들을 모아 개별 문장(제목)을 가진 메모로 만듭니다.


새로 작성한 문헌메모가 기존 영구메모 내용과 관련성이 있다면(보충, 반증, 다른 관점, 구체화, 사례 등), 링크를 걸어두고 필요시 설명을 추가합니다. 경우에 따라 새로운 영구메모를 생성할 수도 있습니다.


키워드 태깅(실제로는 링크 사용)은 문헌노트와 영구메모에 주로 하며, 필요에 따라 서지노트에도 합니다. 키워드 노트는 하나의 단어가 제목인 파일로, 해당 키워드가 태그된 파일들을 보여줍니다.


키워드(Keyword)는 용어(Term)이 아니다.


키워드는 용어와 다릅니다. 키워드는 내가 관심 있는 주제나 개념 등을 나타내는 단어인 반면, 용어노트는 사전적 의미와 객관적 사실 위주의 정보를 정리하는 데 사용됩니다. 키워드는 노트 검색에, 용어는 학습과 이해 그리고 글쓰기에 활용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다시 말해, 키워드는 지식을 연결하고 확장하기 위한 도구로, 용어는 해당 분야의 기초 지식을 쌓기 위한 도구로 사용합니다.


키워드와 용어를 구분하기 위해 키워드 노트의 파일명 앞에는 ')' 기호를 붙입니다. 예를 들어 ') 인공지능'은 키워드를, '인공지능'은 용어를 의미합니다. 키워드 노트와 용어 노트는 다른 템플릿과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키워드 노트는 큐레이션이다


키워드 노트는 새로운 정보, 생각, 아이디어를 작성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메모 상자에 있는 관련 내용이 무엇인지, 그 시작점은 어디인지, 관련된 프로젝트나 산출물은 무엇인지 확인하는 공간입니다. 새로운 정보나 아이디어는 서지메모, 문헌메모, 영구메모 등 다른 노트에 작성합니다.




키워드 노트는 무엇을 보여주어야 하나?


최근 디지털 도구의 검색 기능은 매우 강력합니다. 텍스트를 입력하면 파일 제목, 내용, 메타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검색 결과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특정 단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도 있고, 프로그램의 특성상 한글 검색에 불리할 수도 있습니다. 파일 찾기를 위해 폴더나 태그를 대안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식관리의 인출 전략도 사용하는 도구에 따라 다양합니다. 보편적으로는 텍스트 검색, 폴더, 태그 등이 활용됩니다. 그러나 단순히 파일이나 메모 하나를 찾는 것이 아니라, 내 관심사나 특정 단어와 관련된 자료를 한 번에 보거나, 잊고 있었던 아이디어나 관점을 발견하고, 새로운 영감과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얻고 싶다면 특별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키워드 색인이며, 지식 네트워크에서 키워드 허브가 담당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메모 입력과 검색 시 내부 연결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데 성공하면 의사 소통이 풍부해집니다. 인간의 기억도 개별 항목에 대한 액세스 결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 관계를 사용하여 자체 복잡성을 줄이는 영역에서만 생산적입니다. 이처럼 검색 쿼리 중에 예상보다 더 많은 정보가 제공됩니다. 특히 메모 형식으로 저장된 것보다 더 많은 정보가 제공됩니다. Zettelkasten은 이전에 계획되지 않았고, 미리 숙고되지 않았고, 이런 방식으로 설계되지 않은 조합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이 혁신 메커니즘은 한편으로는 검색 쿼리가 이전에 배치되지 않은 관계 가능성을 유발할 수 있는 능력에 기반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내부 선택 지평과 비교 기회를 충족시키는 데 기반합니다. 이 선택 지평과 비교 기회는 자신의 검색 스키마와 동일하지 않습니다.

<니콜라스 루만의 에세이, Communication with Slip Boxes> 중에서...


1년 넘게 지식 관리를 해오면서 키워드 노트에 필요하다고 생각한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관련된 출처 정보

관련 용어

나만의 재정의

관련된 키워드와 키워드 관계

관련된 그림과 이미지

관련된 영구메모

관련된 문헌메모

떠오른 생각과 아이디어를 정리 할 수 있는 작업장

키워드가 사용된 문단

키워드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상위노트 - ex) 프로젝트 또는 목표




키워드를 안다는 것


키워드 노트의 궁극적인 목적은 키워드를 명료하게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명료하게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대학원 시절, 지도교수님이 술자리에서 하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정확한 표현은 기억나지 않지만, "질문을 하면 보통 학생은 한 가지 이유를, 잘하는 학생은 두 가지 이유를, 유능한 친구는 세 가지를 대답한다"라고 하셨습니다. 그 후로 저는 항상 세 가지씩 생각하는 버릇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보면 이 말씀이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반대인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고수일수록 하나의 문장, 단 하나의 이유로 명료하게 정의내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키워드를 안다는 것은 키워드를 설명하는 나만의 한 문장을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키워드와 관련된 양질의 경험, 지식, 통찰이 없다면 나만의 문장을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문장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지기보다는 만들어지는 결과물입니다. 넘쳐서 흘러나오는 것이죠.


내가 마음속에 자옥하게 쌓아둔 것이 큰 바다가 넘치듯 넘실거려 한바탕 세상에 내놓아 천하 만세의 장관이 되게 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되네. 그 형세를 능히 가로막을 수 없게 되면 내가 드러내려 했던 것을 한바탕 토해놓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네. 이를 본 사람들이 서로 "문장이다!"라고 하니, 이런 것을 일러 문장이라 하는 것일세.

<책, 다산 선생 지식 경영법> 중에서...


키워드를 명료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키워드 자체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그 키워드가 다양한 맥락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이해되는지에 대한 정보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이라는 키워드를 이해하려면 인공지능의 발전 역사, 기술적 원리 같은 내부적 요소를 알아야 할 뿐 아니라, 인공지능이 예술, 의학,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그리고 사회적, 윤리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 외부적 맥락에 대한 이해도 필요합니다.


이렇게 키워드를 둘러싼 다양한 층위의 정보를 종합할 때 비로소 우리는 그 키워드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키워드 노트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나만의 언어로 키워드를 재정의하거나 새로운 키워드와 연결해 나만의 맥락을 창조할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런 활용을 염두에 두고 제가 만든 실제 키워드 노트를 보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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