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왜 하필, 그때 퇴사했냐고 묻는다면

by 제이

다시 신입사원이 되었다고 하면,
다들 "용기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사실, 선택의 여지는 많지 않았다.


공기업을 다니다가 육아휴직을 길게 썼고,
그 사이 나는 ‘엄마’라는 단어 안에 파묻혀 있었다.


아기를 안고 본 영화가 『82년생 김지영』이었는데,
그 영화 속 자아 상실과 침묵,

바로 그게 당시 내 모습 같았다.


대외활동에 대학원, 취업까지 쭉 달려왔던 20대.

성실하면 뭐든 가능하다고 믿었다.

하지만 내 삶은 예상보다 쉽게 멈췄고,
복직과 퇴사를 반복하다 결국 결단을 내렸다.


"아이와의 시간을 지키는 대신, 나의 커리어를 잠시 멈춘다."


선택이었다.

누군가의 희생을 대신하는 삶이 아닌,
내가 책임질 수 있는 방향을 고른 것이다.


하지만 그 결정 이후에도, 마음 한켠은 허기졌다.
아이를 사랑하면서도,

동시에‘나는 더 성장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


아줌마가 되고 나서야 알았다.
아줌마란 단어 뒤에

얼마나 많은 정체성과 꿈들이 숨어 있는지.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란 뒤, 나는 다시 결심했다.

“이번에는 내 자리로 돌아간다.
누구의 삶도 대신하지 않고, 내 삶을 내 발로 딛겠다.”

그렇게 나는 돌아왔다.

그저 다시 일하고 싶었던 게 아니다.
나는 ‘나답게 성장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 나는 원래의 나로써 세상에 서고 싶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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