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신입이 되었다고 해도, 나는 ‘완전한 신입’은 아니다.
서류에 적힌 이력만 보면 그럴지 몰라도,
몸에 밴 습관과 말투, 보고서 문장에는
그동안의 시간이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그래서일까.
보고서 하나를 써도, 분위기를 파악해도,
예전보다 훨씬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나이 어린 선배에게는 어쨌든 그들의 후배이고,
나이 많은 선배에게는 ‘말 통하는 또래’ 같으니
은근히 이점도 많다.
하지만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다.
경력이 있으니 이 정도 일은 시켜도 되겠지,
예전 회사에서는 어떻게 했는지 지켜보자는 시선들.
신입이라는 말보다 경력이라는 프레임이 먼저 씌워지다 보니,
기대와 비교 속에 끊임없이 ‘평가당하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가끔은 스스로에게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게 맞는지,
혹은 너무 조심스럽게 굴고 있는 건 아닌지 묻게된다.
결국 중요한 건,
내가 회사에서 무엇을 취하고,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어떤 커리어를 가져갈 것인지
스스로 기준을 정하는 일이다.
남이 나를 신입이라 보든, 경력자라 보든
내 중심이 흔들리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지금 나는, 다시 시작하는 중이다.
그렇다고 아마추어는 아니다.
이번 시작은 우연이 아니라,
내가 의도하고 선택한 커리어의 첫 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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