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업식

by 루시

중국에 학회를 갔다가 13일날 돌아오니, 갑자기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15일 개업식이다. 아는 사람들 불러 모아놓고, 개업식 하신단다. 그 때 가만히 있어야 했는데, 그런식의 개업식이 무슨 의미인가 싶어서 아이디어를 냈다. 아이스커피 시음회.

9시부터 2시까지 가게 앞에 테이블을 펴놓고, 개업떡과 함께 아이스커피 무료 시음회를 했다. 개업떡이라고 해서 드시는 분들도 계셨고, 커피 사면 떡도 꽁짜로 주냐면서 커피를 사시는 분도 계시고, 개업이라고 일부러 들러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개업식은 아주 성황리에 마무리 지었다.


IMG_1062.JPG 개업식날 친구가 찍어준 사진


길거리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나의 호객행위에 어머니와 어머니 친구분들은 놀라운 눈으로 나를 보았다. 어떻게 큰 목소리로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그것은 간단했다. 일단 타고난 내 목소리가 크기 때문에 소리 크기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기본 데시벨이 기존 사람들보다 높으니까. 두번째 비결은 나에 대한 생각을 버리고 내가 하려는 행위에 초점을 맞추면 된다. 학교에서는 교수님 소리를 듣기도 했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면 되고,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 생각하지 않으면 된다. 그냥 아이스커피 시음회에 사람들을 초대한다는 사실에 집중하면 된다. 이건 사실 판매라기보다는 판촉행사이기에 더욱 편하게 할 수 있었다. 파는게 아니라 주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짜인데도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을 볼 때 순간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왜 그냥 지나칠까. 공짜시음회라면 대체적으로 참가하는 나는 이해하기 힘든 선택이지만, 공짜를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바빠서 일 수도 있고, 관심이 없어서 일 수도 있다. 야속하게 느낄 필요도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들은 그냥 지나친 것일 뿐, 그들의 행동은 대체적으로 나에 대한 어떠한 개인적 감정이 들어있지 않다. 그럼에도 야속함을 느끼는 것은 '나'라는 생각이 다시 일어났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일에 사람들이 긍정적 반응을 주었으면 하는 욕구가 좌절되어 오는 불편함이 야속함이다. 이런 감정은 일상에서 자주 일어난다. 이런 때에는 야속하게 느끼는 것은 단순히 내 감정일 뿐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상대의 선택을 존중하는 게 중요하다.


타인의 시선과 타인의 무관심에 대한 불편함을 의식하지 않은 덕분에 개업식 무료 시음행사는 잘 치뤘다. 그러나.. 이후 나의 스트레스는 커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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