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혜의 법칙

by 루시

며칠 전 나이드신 할아버지께서 핸드폰 문제로 옆의 가게에 오셨다. 옆의 가게라고는 하지만, 우리는 샵인샵이기 때문에 벽이 없다. 핸드폰 문제가 정리되니, 카페 쪽으로 건너오시며, 이전에 얻어먹었으니 한잔 사먹어야겠다고 하셨다. 지인 외에는 공짜로 드린 적이 없기에 누구실까 했는데, 곰곰 생각해보니 개업식날 떡과 커피를 드셨던 분 중의 한 분 인듯 했다. 이 분처럼 생각지도 못한 분들께서 가게에 종종 가게의 매상을 올려주신다. 개업식 때 냉커피를 챙겨드렸던 청소부 아저씨께서는 다음 주 쯤 동료분들과 함께 오셔서 모닝커피를 두 잔 시키셨다. 개업한 지 얼마되지 않아서 개시 손님이 너무나 기달려지던 그날, 아저씨의 방문은 매우 힘이 되었다. 이렇게 개업식 때 커피를 드셨던 분 외에도 사소한 친절함에도 그에 대해 꼭 응답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


어느 날은 아주머니께서 한 분 들어오시더니, 바쁜 핸드폰 매장 쪽을 보시고 내게 충전이 되냐고 물어보셨다. 충전 정도는.. 이라는 생각에 된다 하고 핸드폰을 받아 충전기에 꽂았다. 잠시 앉아 계시더니 커피를 한잔 시키셨다. 충전값은 해야한다 하시면서. 또 한번은 한 손에는 전단지를 가득 든 젊은이가 들어오더니 핸드폰 가게냐고 물었다. 여기는 카페라고 했더니,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옆이 핸드폰 가게인데 무슨 일때문에 그러냐 물으니, 핸드폰 가게이면 물을 마시려고 들어왔다고 했다. 그래서 얼음을 넣은 물 한잔을 주었다. 더 원하길래 두 잔 정도 더 주었더니 판매하고 있는 양갱을 사겠다 했다. 그러나 현금도 카드도 티머니밖에 없는 젊은이는 결제할 수가 없었다. 갑자기 안스런 마음이 들어서 고마운 마음에서 그런건지, 아니면 먹고 싶은 거냐고 물었다. 둘 다라는 그의 대답에 양갱을 하나 집으라 했다. 너무 기뻐하면서 다음 날 어머니와 함께 방문한다고 하면서 다음 날 찾아와주었다.


핸드폰은 우리 카페보다 늦게 연다. 하루는 핸드폰을 구매하려고 온 손님이 들어와서 기다려도 되냐고 물으시길래, 들어오시게 했다. 핸드폰 매장 쪽 자리에 앉으시다가 말을 거시길래 스마트폰이 사라졌을 때의 불편함과 스마트폰이 얼마나 사람들 사이의 대화를 단절하는 지 등에 대한 수다를 잠시 떨었다. 핸드폰 가게 사장님이 오시고 잠시 업무를 보시다가, 그 분께서 커피를 시키셨다. 그리고, 업무를 다 보시고 가시면서 말벗해주어서 감사하다 하셨다.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물 한잔 드렸다고, 핸드폰 충전 해드렸다고, 말벗해드렸다고 고맙다는 말씀과 함께 매상을 올려주시면, 나도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감사하다.


이른바 호혜의 법칙, 인간사회의 가장 오래된 법칙이 이 작은 카페에도 적용되고 있다. 물론 모든 분들이 다 호혜의 법칙대로 행동하시지는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이 법칙을 지키시는 분들이 세상에는 많다.



ink-image.png 매장 평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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