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

by 루시

우리 까페가 있는 아파트 전체 상가 수는 31개. 그 가운데에 커피를 파는 곳이 우리 집 말고 두 곳이 더 있다. 빵집하나 그리고 그 옆에 케잌과 커피를 함께 파는 커피집. 그나마 다행인 것은 네일아트 집에서 샵인샵을 하던 커피집이 몇 달 전부터 폐업 상태라는 것이다. 그 외에 근처에 스타벅스, 이디야, 커피빈 등 쟁쟁한 프렌차이즈와 작은 커피집까지 수십개의 커피집이 있다. 게다가 멀지 않은 곳에 커피 배달하는 띵동까지 있다. 그리 많지 않은 유동인구에 수 많은 커피숍. 레드 오션이 따로 없다. 며칠 전 어머니께 다른 집들처럼 돈까스집이나 쌀국수 집과 제휴를 해서 10%를 할인해주는 방법을 써보자 제안을 했었다. 그러나 어머니 대답은 그들도 먹고 살아야 하는데.. 였다. 당연히 나의 반응은 경쟁사회에서 무슨.. 이었다.


어머니의 반응을 보면서 몇 달 전 서울 맛 기행을 이끌어주셨던 유지상씨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김을 팔지 않는 전주의 콩나물국밥집과 밥을 팔지 않는 신촌 서서갈비집. 전주집 콩나물국밥에는 부순 김을 넣어 먹는 게 맛있는데, 주인집 할머니는 김을 파시지 않는단다. 대신 옆집에서 김을 파는데, 손님들이 옆집 김을 한 톳 사다가 다른 손님들과 나누어 부숴먹는다고 한다. 신촌의 서서갈비는 갈비만 팔아서, 밥을 원하는 손님은 맞은 편 작은 구멍가게에서 햇반과 김치를 사먹는다고 한다. 갈비집에서 밥을 같이 팔 법도 하건만, 작은 구멍가게 아저씨가 팔 수 있게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을 당시, 까마기를 위해 홍시 하나 남겨두는 선조들처럼 더 욕심 부리지 않고, 타인의 먹을 거리를 남겨주는 그 분들의 마음씀이 아름답게 느껴졌었다. 그러나 내 일에 맞닥뜨리니 그 감동은 완전히 까먹었었다.


그래서 일단은 돈까스집과의 제휴는 안하기 마음을 먹었다. 그 대신 우리가 할 수 있는 특화 상품에 집중하기로 했다.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과일효소 주스들을 좀 더 홍보하고, 기본적인 커피 특가행사만 하는 것으로 정리를 했다. 그래도 여전히 마음 속에 의문은 남는다. 위의 두 경우는 업종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가능한 공존이다. 그러나 같은 업종 간의 레드 오션의 바다에서 공존을 위해서는 어느 선에서 멈춰야할까? 방법은 결국 파이를 키우거나 새로운 파이를 창출해내는 것 뿐일까? 그렇다면 어떻게 파이를 키우거나 새로운 파이를 만들 수 있을까?


https://www.facebook.com/Gcoffeecafe/

매거진의 이전글호혜의 법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