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시간

by 루시

카페를 시작하면서 기다림 속에서 안절부절하는 나 자신을 만났다. 처음 오픈했을 때는 개시 손님이 언제 오시려나 학수고대하며 기다렸었다. 아침 11시가 넘도록 개시 손님이 오지 않을 때는 조바심에 내가 개시를 끊어보기도 하는 등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손님의 방문이 뜸한 날이면 내가 먼가 실수해서 사람들이 다시 오지 않는 걸까하는 자책과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한 달 쯤 지난 지금, 기다림을 장사의 일부로 받아들이게되었다.

알고보니 손님이 오시는 시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시간은 손님을 기다리는 게 장사였다. 손님이 언제 들어올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하루종일 한 사람도 없다가 저녁 때 온 손님이 갑자기 매출을 올려주기도 하고, 오전에 손님이 많이 와서 오후에도 많을 걸 기대했는데 한 분도 안 오시는 경우도 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평균적으로 손님이 오는 시간대와 한가한 시간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 보니 손님이 오는 시간대는 오전 출근시간 즈음인 8시부터 10시, 점심시간 대인 12시부터 2시, 그리고 저녁 퇴근시간 즈음인 7시-8시였다. 그 중에서 하루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 점심시간때였다.


처음에는 한가한 시간대가 많은 것이 우리 카페가 장사가 안되어서 그런거라 생각하고 불안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건 특별히 인기많은 매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카페가 그런 것이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묘한 안도감이 밀려왔고 한가한 시간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그러고 나니, 장사의 절반은 기다림이기에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가한 시간 대에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이렇게 글을 쓸 수도 있으며, 친구를 초대해 수다를 떨 수도 있다. 경영계획을 구상할 수도 있고, 신메뉴를 개발해볼 수도 있고, 매장의 재고를 정리하거나 장사 준비를 위해 이것저것 점검하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매출을 생각한다면 그 시간에 손님들이 올 수 있게 강좌나 모임을 개설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보니, 무궁무진하게 많은 것을 할수 있는 여백의 시간이 기다림의 시간이었다.


여전히 매출이 적은 날은 약간의 불안감과 기다림이 증폭되긴 하지만, 그래도 하루하루 지나면서 지금은 미소지으며 손님을 기다릴 수 있게되었다. 이렇게 서서히 느긋함을 배우고 있다.


https://www.facebook.com/Gcoffeecafe/

매거진의 이전글공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