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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럽보다 달콤 May 07. 2023

누구에게나 점프하는 순간이 있다

영화 '에어'를 보고


 

“그의 이야기가 모두를 날아오르게 할 거에요”


나이키의 스카우터 소니 바카로 (맷 데이먼)가 미국프로농구(NBA) 코트를 밟아본 적도 없는 신인 마이클 조던을 브랜드의 새로운 모델로 데려와야 한다고 회사 대표 필 나이트 (벤 애플렉)에게 설득한다. 1984년 당시 나이키는 업계 꼴찌였다. 농구화 시장의 절반 이상을 컨버스가 차지하고 있었고 젊은 조던은 아이다스에 관심이 있었으며 컨버스와 아디다스, 나이키 모두 조던을 원하고 있었다. 


조던에게는 아들의 잠재력을 꿰뚫어 본 어머니 델로리스 (비올라 데이비스)가 있었다. 소니는 델로리스를 만나 나이키의 농구화를 조던에게 신긴다는 개념을 버리고 조던 그 자체인 농구화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신발은 그냥 신발일 뿐이에요, 내 아들이 신기 전까진” 나이키의 제안을 받아들인 델로리스가 한 말이다. 델로리스가 내건 조건에 따라 조던은 나이키 농구화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는 대가로 연간 제품 수입의 5%를 받게 된다.


불가능에 도전한 게임체인저의 성공 신화이자, 나이키 ‘에어 조던’ 탄생 비화를 그린 영화 ‘에어’의 스토리이다. 에어의 뼈대는 스포츠 스타의 이야기지만 잠재력을 알아보는 눈, 고용브랜드 그리고 언더독의 반란에 관한 이야기이다.




"잠재력을 파악하는 눈"


마이클 조던은 ‘80년~’90년대 농구를 넘어 미국을 상징하는 전설의 아이콘이지만 나이키와 계약 당시에는 NBA 코트를 밟아본 적도 없는 지명도가 낮은 선수였다. ‘80년대 농구 시장에서의 인기 포지션은 2m가 훌쩍 넘는 키와 큰 덩치를 가진 빅맨의 시대였다. 당시 조던은 NBA 드래프트 3순위에 198cm의 키를 가진 가드 포지션이었다. 


“그의 이야기가 모두를 날아오르게 할 거에요.”

나이키의 스카우터 ‘소니 바카로’는 챔피언십 경기를 돌려보던 중 큰 경기에서 여유롭게 워닝샷을 꽂는 조던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계약을 밀어붙인다. 그리고 시카고 불스에 발탁되어 NBA 첫 경기를 앞둔 조던에게 광고비 전액을 올인한 것이다.

조직에 필요한 사람을 ‘인재’라 하고 인재를 알아보는 눈은 경영자의 필수 역량이다. 남들이 알아보지 못한 인재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그를 발탁하며, 성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리더의 필수덕목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갤럽’에서 수년간 일해온 사람들이 쓴 ‘FIRST, BREAK ALL THE RULES’에서 “세계적인 관리자들은 어떤 방식으로 유능한 직원들을 찾아내고 보유하며, 그들의 재능을 극대화 하는가?”라는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 8만 명이 넘는 관리자들과 각각 90분에 걸쳐 인터뷰하였고 직원들의 잠재력 계발 방법을 4가지로 정리하였다.


직원을 선발할 때는 (단순히 경력, 지능, 판단력이 아니라) '재능'을 보고 결정한다.

기대치를 설정할 때는 (적절한 단계가 아니라) 적절한 '성과목표'를 규정한다.

동기를 부여할 때는 (취약점이 아니라) '장점'에 초점을 맞춘다.

자기계발을 위해서는 (승진 준비가 아니라) 적절한 '역할'을 찾아준다.


결국 인재경영의 출발점은 ‘재능’을 가진 인재를 채용하는 것에서 성공이 결정된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브랜드"


현재 ‘에어 조던’은 나이키의 대표 브랜드로 연간 5조원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1980년대 농구화 시장은 컨버스와 아디다스가 장악하고 있었고, 나이키의 선택하는 이는 소수였다. 조던 역시 대학시절 컨버스를 즐겨 신고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는 아디다스였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나이키가 조던의 마음을 얻고 나이키를 ‘함께 일하고 싶은 회사’로 여길 수 있도록 한 노력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상상이 간다. 이 장면에서 ‘고용브랜딩’의 의미가 떠오른다. 고용브랜딩(Employer Branding)은 조직의 구성원들과 채용 대상 인력 Pool들이 회사를 ‘일하고 싶은 회사’로 여길 수 있도록 홍보하는 활동이다. 회사의 인재상을 바탕으로 채용단계에서 입사지원자에게 전달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결국 고용브랜드 관리는 회사에서 확보해야 할 잠재적 인재 Pool에게 회사가 원하는 메시지를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행위이다.


입사지원자는 관심 있는 회사의 정보를 얻고 싶어도 얻을 수가 없고, 어렵게 얻은 정보조차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는 채용에 대한 정보가 한쪽에만 존재하고 다른 한쪽에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보가 한쪽으로 몰려있는 현상을 ‘정보의 비대칭성’이라 한다. 


결국, 회사의 EVP(Employee Value Proposition)을 명확히 하여 채용 시장에 알려야 한다. 회사가 지향하는 가치와 인재를 보는 관점, 구성원의 성장 비전, 근무 시의 장점이 무엇인지 정리하여 잠재적인 입사지원자에게 알려야 한다. EVP는 인터넷 채용 사이트, 채용 홍보활동에 일관된 메시지로 전달되어야 한다.

영화에서 소니는 나이키의 농구화를 조던에게 신긴다는 개념을 버리고 조던 그 자체인 농구화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나이키가 조던에게 EVP를 명확하게 전달하여 인재를 붙잡은 것이다.



‘누구에게나 점프하는 순간이 있다’

‘언더독의 반란’이란 말을 들어봤는가? ‘언더독’ (Underdog)이란 단어는 투견장에서 유래되었다. 강한 개가 약한 개 위로 올라타서 무자비한 공격을 하는 상황을 말한다. 강한 쪽과 약한 쪽이 경기할 때 대부분 강자가 이길 것이라 예상한다. 만일 약자가 의외의 선전을 한다면? ‘언더독의 반란’이란 이런 상황을 말한다.



항상 강자만 이긴다면 경기를 할 필요도 없고 경쟁을 할 필요도 없다.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장면은 짜릿한 흥분을 준다. 여기에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며 쏟은 땀의 스토리가 있으면 감동까지 안겨준다. 언더독의 반란은 스포츠 뿐만 아니라 사회와 인생에서도 드라마틱한 메시지를 준다. 


1980년대 당시 업계 꼴찌였던 나이키가 컨버스와 아디다스를 누르게 되리라고는 상상하기 힘들었다. ‘에어’는 나이키의 농구부서를 회생시키려고 노력하는 나이키 팀원들의 팀플레이와 ‘에어 조던’이 세상의 빛을 볼 수 있게 고군분투하는 게임체인저들을 조명하여 그들만의 성공 전략을 그려낸다. ‘언더독의 반란’은 탄탄한 팀워크가 바탕이 되어야 이뤄질 수 있음을 생생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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