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키의 지하다방
내가 뭘 하고, 어디를 가고 싶어 했고, 뭘 진행 중이었는지
의외로 지인들이 기억하고 말해줄 때
이 사람은 정말 소중히 이어가야겠다 생각이 든다.
바쁜 일상 속에서 나조차 잊고 있던 나에게
'네가 가고 싶어 하던 그곳으로 가는 비행기가 할인 중이야'
'네가 먹고 싶다던 그 음식을 잘하는 곳을 발견했어'
'네가 좋다고 하던 그 작가가 전시를 한대'
'어때, 요즘 그 작업은? 건강 챙기면서 해'
그 정보가 새것이든 아니든,
이런 관심 어린 말들이 얼마나 많이 따듯하게 다가오는지 본인들은 알까
날카로운 참견이나 끈적한 오지랖이 아닌
담담하면서도 따뜻한 관심은
서로가 얼마나 떨어져 있더라도 당신은 나의 지인이라는 마음을 이어가게 한다.
그래서 우리는 오랜만에 만나도
우리 어제 만나지 않았나요 전혀 어색하지 않네요
라고 하거나
다소 어색하더라도 기분 좋고 설레는 쑥스러운 미소를 짓고 만다.
(조금 의미는 다르지만 오늘의 제목에 영감을 준 노래: 노영심- 별걸 다 기억하는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