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 밤을 떠올리며
평범하게 저문 날이었다. 자려고 누웠는데 가려진 커튼 너머로 건물 비상계단의 불빛이 새어 들어왔다. '오 그럴듯한데?' 싶어서 사진을 찍어 뒀더랬다. 괜히 감성이 폭발한 날이었는지 메모를 함께 적어둔 게 기억난다.
아늑한 작은 방, 딱 한 사람 크기의 침대
예전에는 이거면 충분했는데
누군가 보고 싶은 밤이 잦아졌다
모 익명 어플에 그렇게 올려뒀는데 와다다다 공감수가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누가 댓글을 달았다. 누군지 모를 폰 액정 너머의 이가 답했다.
- 그게 너였다.
아하. 그렇군. 나는 '누군가'가 아니라 '너'가 보고 싶은 거구나. 세상에는 이렇게나 많은 이들이 저마다의 '너'를 조용하고 애틋하게 그리고 있었다.
애처롭고 아름다운 마음이 넘치는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