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받고자 하나 인정하기는 싫은 모습을 반성합니다.
24년간 아이들을 키웠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틀린 말이다.
아이들이 나를 키웠다. 내가 모르는 나를 알게 되었고 나의 능력이나 한계가 지하 100층이라 생각했는데 지상 100층은 적어도 된다는 것을 알게 해 줬다.
우리 아이들은 누구를 닮았는지? 그렇게 돈? 안 되는 일에 열심히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는 미친 듯이 파고드는 오타쿠 성향이 다분하다. 큰아들도 그러더니 7살 터울 둘째마저 그런 형을 닮았다. 둘째는 두 달 전부터 학교에서 하는 프로젝트에 광기 어린 모습을 보였다. 큰 아이는 그런 모습을 보이면 어김없이 잔소리 폭격기를 띄웠다. 세월이 흐르고 나의 과오를 깨달아가며 둘째는 칭찬샤워 속에서 산다.
오늘은 둘째 아들의 그 프로젝트 뭐를 발표하는 날이었다. 스벅에서 작업을 한다고 10시 넘어서 시뻘게진 눈을 안고 돌아왔었다. 오늘은 가족방에 자신이 한 프로젝트의 대단함?을 올렸다. 사진과 설명을 함께 곁들여서 말이다. 첫째 아들 기를 때의 나였다면 그 시간에 공부나 해라며 핀잔을 주며 말에 칼을 꽂아서 날렸을 것이다.
아들의 사진에 쌍따봉과 박수 이모티콘 등 있는 것 없는 것을 쏟아보었다.
그리고 서울에서 스타트업을 하는 큰 아들까지 들먹였다. 둘째가 형을 많이 닮았다며 우리 아들 둘은 세상에 나가면 반짝인다며 칭찬에 칭찬을 억수같이 쏟아부었다.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부드러운 말을 써 내려가며 응답을 했다.
내가 남편과 아이들에게 수고를 인정받고 싶듯 아이들도 남편도 같다. 이 사실을 조금만 더 일찍 깨달았다면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일이 적었을 텐데....
(남편에게 이런 후회는 일어나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