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이 좋은 날이다

저는 층간소음 피해자로 살아갑니다.

by HAPPU

작년 2월 이사를 와서부터 층간소음에 시달렸다.

아무리 건강하고 강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잠을 못 자고 소음에 시달리다 보면 정신적, 육체적인 문제가 심각하게 발현될 수 있음을 지난해 경험했다.

작년 5월부터는 방광염, 림프절염, 감기, 장염, 안질환 등이 스트레스의 부산물로 나타났다.

나는 사람들에게 피해주기 싫어하는 사람인데 세상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아무리 전화로 설명을 해도, 아파트 관리실을 통해서 전달을 해도 그들은 바뀌지 않았다.


인간고양이인 나는 삶을 바꿀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사를 와서 집을 카페처럼 꾸미기로 했다. 내가 좋아하는 조명과 가구를 구입하고 까펫을 깔았다. 조용히 책을 읽거나 휴식하는 것을 즐기는 그 자리 그대로 있는 사람이 나다. 또한 밤에 일찍 자고 새벽에 깨는 아침형 인간을 추구한다.


하지만 이 모든 리듬은 깨졌고 계획은 틀어졌다. 마치 폭력을 당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남편과 결혼했을 때가 떠올랐다. 결혼하고 나니 남편과 나는 라이프스타일이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까지 같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고 남편에게도 스트레스를 주었다. 잔소리도 해보고 설명도 해보고 화도 냈지만 30년간 그렇게 산 사람을 어떻게 내가 바꾸겠는가? 그래서 내가 그에게 맞춰서 살아보았다. 뒤집어 넣은 양말은 그대로 세탁하고 뒤집어진 채 넣고,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물건을 올려놓으면 쓸어서 남편의 공간으로 가져가서 정리하지 않은 채 그의 공간으로 옮겨두는 등의 방식으로... 층간소음도 비슷한 문제로 접근했다. 위층 사람들의 사이클에 맞춰 살 수밖에 살 방법이 없었다. 나는 정적을 좋아한다. 학교에서 소음에 시달리는 나로서는 아무 소리도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하지만 위층의 진동을 듣고 싶지 않아 집에만 가면 음악을 켠다든지 유튜브 강의를 틀어 듣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렇게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어젯밤은 특별한 밤이었다.

여자가 무슨 일을 하는지 신경이 곤두설 정도의 소음을 밤 12시가 되어 내기 시작했다.

온 집안을 다녔다. 무시무시한 파워워킹으로. 남편도 잠을 설쳤다고 한다.


오늘은 남편의 출근시간에 맞춰 카페에 나왔다.

카페로 오는 동안 나는 층간소음이 내게 주는 긍정적인 면에 대해 생각했다.

'이 층간소음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흰 카펫이 깔린 안락한 소파에 눕거나 편한 자세로 쉬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들이 나를 이렇게 편안한 공간에서 쫓아내니 딱딱한 카페 의자에 앉아 글을 쓰네.'


도저히 받아들여내기가 어려운 상황과 사건을 마주 해야 하는 것이 삶인 듯하다.

이것은 층간소음과는 별개의 문제다. 층간소음은 하나의 현상에 불과하다.

목표를 향해 온갖 힘을 짜내서 달려가 결승선에 1등으로 갔는데 대회가 없어졌다고, 법이 바뀌었다고 하는 경우도 있고 사람을 도와주거나 사회에 작지만 좋은 족적을 남기려 노력했지만 가해자나 범죄자 즈음으로 낙인찍히는 경우도 있다. 어깨동무를 하고 서로의 어깨를 토닥이던 자가 머리를 내려치는 경우도 있다.

세상은 생각보다 오색찬란함,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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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이 좋은 날이 되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행복해서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좋은 날로 바꾸는 실력을 길러야 되는 것이 아닐지?

내일도 좋은 날이 될 것이다.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생각을 바꾸면 된다.



월, 화, 수,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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