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해내는 비결
내가 잘하는 것: 요리, 배구, 가르치기, 설명(설득), 정리, 기록, 패션
잘하고 싶은데 서툰 것: 그림 그리기, 베이킹, 요가, 하프마라톤, 글쓰기
라면물도 제대로 못 맞추던 나였다. 배구 게임을 하는데 팀에 피해만 줘서 오랜 기간 후보선수였다. 발령받고 아이들을 가르칠 때 항상 그려왔던 아름다운 장면이 실제 해서는 일어나지 않았다. 떠드는 아이들을 등지고 좌절로 칠판을 마주한 채 눈물을 흘렸던 나. 온갖 물건들이 뒤섞여 물건 찾느라 인생이 끝날지경이었다. 내가 선택한 옷들은 죄다 나한테 어울리지 않았고 결점만 부각되었다.
지금은 레시피만 있으면 적어도 80퍼센트는 구현해 낸다고 한다.
사회인 배구팀에서 리베로로 인정받는다.
교사 대상, 연수를 진행하는 사람이 되었다.
작년에 이사 올 때 이삿짐센터 사장님이 30년 이사했는데 이렇게 냉장고 정리 잘 된 사람 처음이랬다. 청소하시는 여사님은 나한테 정리법을 배워간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내가 키가 큰 줄 알았다고 한다. 다 패션의 속임수다.
잘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야 한다
그만둬서도 안된다.
배워야 한다.
수많은 실패의 과정을 겪어야 한다.
강제로 수행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포기하고 싶어도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시도하고 또 시도해야 한다.
항상 새로 시작해야 한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모른다 생각하고 매번 성공경험을 잊고 새로 배워야 한다.
시간과 예너지, 돈을 써야 한다. 투여되는 원료와 돈이 분명 있다.
(이 부분에서 거의 그만둔다. 효율을 따지다 보면 그만두게 되어있다. "뭐 하려고?" 이 말이 저절로 나온다.)
잘하고 싶지만 서툰 일에는 위의 조건들에 충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작년에 아이패드로 드로잉을 원격으로 몇 달간 배웠다. 목표는 내 일상을 인스타툰을 올리는 일을 하고 싶었다. 시작하기 전에는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나를 무장시켰다. 예전처럼 시간과 돈과 예너지를 투여했다. 그림과 상관없던 사람이 일러스트, 아이패드 드로잉 관련 책, 만화책 시리즈물들을 구입했다. 뿐만 아니라 숨고에서 드로잉 선생님을 접촉해서 수업을 5개월간 받았다. 그림 하나를 완성하는데 기본이 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멈춘 상태다.
"내가 잘할 수 있나? 언제 내가 저 선생님처럼 저렇게 쉽게 슥슥 그릴 수 있지?'
의심과 의혹은 고문이다
어리석은 짓이야.
돈 한 푼도 이걸로 벌지 못하고 시간만 날리잖아.
그럴싸한 경력도 안되고 심지어 잘하지도 못하잖아.
바보 같은 짓이야.
그래 그만두자
드로잉은 그렇게 잘 가는듯했지만 멈춰버렸다.
뭔가가 되지 않더라도, 못 이루더라도,
잘 해내지 못하더라도 계속 하세요.
결과에 상관 없어지는 상태
수행과정 자체에 집중하는 상태
그날 해냈으면 됐고 조회수, 입금액 등의 숫자와 상관없어진 상태
이럴 때만 과정에 집중할 수 있다.
'재능이 없나 보다. 난 이 일을 하기에 게으르고 사람이 좀 끈기가 부족해.'라고 낙담하는 현상은 반드시 일어난다. 공식이다. 그럴 때는 멈춘다. 멈춘다는 것이 영원히 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닌 거니까. 이것을 계속 반복하면 마음에 문신 같은 잔소리들이 새겨진다.
좋은 성적을 못 받더라도 닥치고 그냥 해. 언제는 잘했냐?
애를 어떻게 키우는 게 잘 키우는지 넌 알아? 나 몰라. 그럼 몰라도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지금 해.
고민할 시간에 그냥 해.
글을 쓴다고? 넌 도대체 몇 년을 이렇게 말하고 다녔지? 그 정도 다짐이라면 이미 10권은 썼어야지.
그래 알겠어. 이제 책 안 내려고. 책 안 내더라도 그냥 쓰겠어.
살 뺀다고? 몸짱 된다고? 알아. 말만 계속한 거. 이제 그런 거 될 마음 없어. 그냥 매일 나는 운동하는 사람이야. 천국의 계단 30분 타는 사람이고 무산소 30분은 하는 사람이야.
목적지와 목표를 지운채,
오늘도 똑같은 짓을 하는 내게
"멋진데!" "잘했네"라고 말하자.
혹시 내일은 못했니?
그래도 또 할 거잖아.
그럼 성공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