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집에서 씻고 수건으로 닦을 때면, 가끔씩 처음 보는 수건이 있었습니다. 어디서 받았는지도 모르고, 처음 들어보는 행사에서 줬다는 수건들이 하나 둘 늘어났었습니다. 몇십 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씻고 나면 수건을 씁니다. 하지만 이제는 예전처럼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수건이 쌓이는 일은 사라졌습니다. 우리가 현재에도, 미래에도 쓸 물건이지만 시대와 함께 사라졌다는 상실감도 함께 느껴지는 특이한 물건입니다.
캐나다에서 친구네 집에 잠깐 놀러 갔을 때, 제가 쓰는 수건을 보여주자 친구 부모님의 놀란듯한 반응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제게 수건을 빌려주셨는데, 그 수건은 영화에서 보면 샤워 후 온몸을 가리는 그 큼지막한 수건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여기서는 한국에서 쓰는 것 같은 수건 크기를 못 봤던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큰 수건을 보다 보니 갑자기 우리는 이런 작은 수건으로도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그렇게 큰 수건이 꼭 필요할까,라는 생각도 함께 들었습니다. 큰 수건들을 빨래하고 말리는 상상을 하다 보니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수건의 사이즈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 공간에 안 맞게 너무 큰 걸 사용해서 생활이 오히려 불편해지듯이, 나에게 필요한 것 이상으로 욕심을 부리면 생활이 오히려 더 힘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깨끗해지기 위해서는 씻기만 하는 게 아니라 씻고 난 후에 수건으로 닦아야 끝이 납니다. 수건이 없다면 우리는 물기를 없앨 수 없어 우리 주변이 모두 물로 젖어버릴 것입니다. 수건은 우리가 어떤 일을 끝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물건 중 하나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일을 끝낼 때 꼭 필요한 것이나 하는 것이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