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서관님을 보내며

by 루도비코 Ludovi Ko
대도님 추모를 위해 그린 그림


9월 10일 밤, 한강을 걷는데 갑자기 대도서관의 라이브 방송 알람이 떴다. 그럴 리가 없는데...? 하고 보니 '대도님을 추억하는 자리입니다'라고 하며 동물의 숲에서 원하는 주민을 찾는 영상을 틀어주고 계셨다. 저 때도 라이브로 봤었고 편집본으로도 봤던 영상이었다. 분명 재미있는데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못 보고 껐다.


유튜브를 처음 보기 시작했을 때 처음으로 구독을 누르고 보기 시작했던 유튜버가 대도서관님이었다. 오랜 시간 동안 봐왔고, 최근까지도 흥미 있는 게임이 영상으로 올라오면 봤었다. 근데 갑자기 대도서관님이 돌아가셨다는 뉴스가 나왔다. 얼마 전에도 라이브 방송이 떴던 기억이 있어서 뭔 가짜 뉴스지? 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기사가 많아졌다. 믿기 싫었다. 심장이 안 좋았다, 뇌출혈로 돌아가셨다, 이 정도 뉴스 제목만 우연히 뜨는 걸로 보고 따로 찾아보지 않았다.


그러다 유튜브를 보니 mbc에서, kbs에서도 대도서관 추모 영상이 올라오고, 다른 추모 영상도 보며 대도님이 게임 방송 외에도 어떤 것을 했었고 어떤 분이셨는지 다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라이브로 틀어주는 영상을 봤다. 이제 저 모습은 과거의 영상에만 볼 수 있고, 새로 나오는 게임을 하는 대도서관은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이 갑자기 다가왔다. 눈물이 났다.


나와 아무 상관 없는 남이 죽었을 때는 안타까움 정도만 느꼈다. 눈물까지 나진 않았다. 대도님도 나와 아무 상관 없는 남이다. 실제로 한 번도 본 적도 없고, 그분과 나 사이에 인연은커녕 대화 한번 한 적이 없다. 그저 그분의 영상을 시청해온 것 외에는 접점이 없는 시청자일 뿐이다. 근데 그런 분이 돌아가셨는데 왜 이렇게 슬프고 눈물이 나는 걸까. 대도서관님이 돌아가셨다는 기사를 본 이후로 뭔가 슬픈 감정이 가슴 한편에 있는데 꺼내지 않고 숨겨두고 있었다. 9월 10일 밤의 라이브 방송이 숨겨진 감정을 들춰내고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어줬다. 숨겨뒀다면 언제 다시 방송을 켜실지 기다리는 느낌으로 계속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현실을 직시하고 울게 됐으니 이제는 대도서관이 없다는 걸 받아들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친구와 오랫동안 있다가 이별할 때도 눈물이 난다. 나에게 죽음은 영원히 볼 수 없다고 확정된 이별이다.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에 큰 슬픔이 느껴진다. 눈물이 난다.


나와는 전혀 인연이 없는, 대도님을 한 번도 본 적 없고, 대도님에게는 그저 남일 뿐인 나지만,

대도서관님의, 나동현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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