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겆이를 열심히 합니다
나의 반려자는 요리를 참 잘한다.
나는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생각을 하기도 하고, 가끔 나는 저런 뇌가 없나봐.. 싶은 때도 있다.
그래서 나는 설거지를 열심히 한다.
각자 자신이 잘 하는 부분을 맡아서 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의 시대를 내가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한 부분이 참 많은 사람이다.
집안일에 있어서 나는 그다지 소질이나 재능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반려자가 집안일을 할 때, 최대한 나의 역할을 찾아서 하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
빨래를 개기도 하고, 옷을 널기도 하고, 내가 배울 수 있는 부분은 배우고, 할수 있는 부분은 같이 하려고 한다.
나의 반려자는 나의 생각에는 꽤나 쿨한 편이다.
설령 자신은 자신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나는 한번 이혼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묘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이 꽤 있었다.
지금은 그런게 없다.
나는 죄책감을 쉽게 느끼는 편이라, 아 내가 잘못했나? 하고 반려자의 눈치를 나도모르게 볼 때가 있는데, 반려자는 그런 나를 왜 그러냐는 식으로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럴 때마다 아 나는 어쩔 수 없나? 싶다가도 동시에 나의 반려자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 또 나에 대해 더 알아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더 나아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집안일에서 내 역할은, 당당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미안해할 필요도 없는 딱 그 정도의 것이 아닐까.
나의 반려자에게 고맙지만, 거기에 머무르지는 않을 것이다.
나 자신의 성장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