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다고? 그럼 궁금해지니까
책걸상 팟캐스트를 듣는데,
청년의사의 박재영 주간님(JYP), 과학전문기자 강양구 기자님(YG), 민음사의 박혜진 문학평론가님(박평)께서 쿠팡플레이의 "소년시대"라는 드라마가 재미있었다고 하시는 얘기를 들었다.
나는 모르고 있던 드라마라, 반려자에게 물어보니 자신도 보지는 않았는데 짤 같은 걸로 뭔지는 알고 있다고 했다.
퇴근 후, 집에 와서 초반부를 함께 보았다. 나는 고래밥 과자를 먹으며 시청했고, 반려자는 운동을 하면서 같이 보았다.
책걸상 카페에 물어보니, 좀 만화 같은데 임시완의 찌질함을 재미나게 볼 수 있다는 평이었기에 기대가 되었다.
나는 임시완 배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연신 유쾌 통쾌 그 자체였다. 분명 한국 드라마인데, 왠지 미드나 헐리우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나는 9시쯤에는 잠이 드는 사람이라 보다가 잠이 들어서 반려자가 나를 깨워 들어가서 잤는데, 오늘 퇴근하고 나머지 부분도 반려자와 같이 보려고 한다.
응답하라 시리즈도 그렇고, 사람들이 옛날 시절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것 같다. 왜일까?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드라마 중에서 임시완 배우가 역사시간에 아이디어를 얻는 장면이 너무 웃겼다. 이 드라마를 보면 충청도 사투리를 따라하게 된다는데, 충청도 사투리에 대해 잘 몰랐는데 그걸 보는 재미도 있었다.
내가 모르는 한국의 모습. 분명히 나는 한국 사람이지만, 잘 모르는 부분이 많다. 대학 졸업 후 십년 동안 밖에 있었던 탓도 있고, 유명하다는 드라마를 이름만 들어서 알고 있는 정도인 것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다.
"소년시대"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과장된 부분도 분명히 있겠지만, 한국의 어떤 모습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어서 나는 좋았다. 개그와 유머가 연신 등장해서 웃을 수 있었던 것도 좋았지만, 지극히 한국적인 풍경과 사람들이 나와서 그것도 좋았다.
이런 말을 하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제서야 단단하게 나의 뿌리에 대해 가끔 느낄 때가 있다. 어렸을때는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했던 적도 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나는 분명 한국 사람이고, 한국 사람의 정서를 가지고 있다. 단지 모두가 가진 다양성처럼 나는 조금 한국스럽지 않은 부분에 많이 노출이 되었었던것 뿐이고, 분명히 한국 사람인 것이다.
드라마 하나를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네, 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나는 이런 드라마들이 자꾸 만들어 지는 것이 왠지 좋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안 계시지만, 할머니 할아버지 한테 옛 이야기를 듣는 또 하나의 방식인 것 같다. 이런 건 계속 이야기 되고 계속 전해져야 하지 않을까?
나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대인들이 끊임없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것처럼 말이다.
오늘 퇴근하고 보게 될 임시완의 극 중 모습은 나에게 어떤 재미를 줄까? 궁금하고 기대된다. 그리고 이런 각본을 쓴 작가님들과 이런 드라마를 만들어준 제작진에게 고맙다는 생각도 든다. 감사하다.
세상에는 감사해야 할 일이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