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위하여
박근혜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를 맞이하며 대부분의 국민은 일어날 수도 없는 몰상식에 지금껏 나라가 농락당했다는 것에 분을 참지 못했다.
그렇다. 이 말도 안 되는 일에 분이 나는 것이
상식적으로 자연스러웠기에, 박근혜를 향한 하야-탄핵-구속으로 이어지는 국민들의 촉구에는 보수 진보를 가림이 없었다.
그러나 탄핵인용 이후 본격적으로 대선정국이 펼쳐지면서 언론과 인터넷이 도로 예전의 첨예한 세력다툼의 모드로 돌아가는 것 같다.
나는 정치를 잘 모른다. 프레임이니 정치공학 같은것들 말이다. 그저, 누가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애쓸 수 있는가를 생각해볼 때 나의 소중한 한 표를 결정할 수 있는 평범한 국민이다.
정치를 잘 알고 정치색을 띠고 있는 사람들에겐 지금은 모든게 전략적이어야 하고 필승이 목적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평범한 국민에게는 대선이 지금 누구에게 승리를 안겨주려고 뽑는 게 아니란 것이다. 당사자들에겐 단기적이고 구체적인 대선 승리라는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것이겠으나, 국민에게는 언제나 장기적이고 막연한 좋은 나라라는 희망을 향해 움직이는 것이다.
좋은 나라 만드는 데에 전략 같은 것은 없다. 다만 동력이 있을 뿐. 후보자들에게 국민의 투표란 전략이 아니라 동력이 되어야 그들의 승리가 목표의 끝 이 아니라 시작이 될 수 있다.
치열하게 싸웠고, 국민은 승리했다.
그러나 이것이 예선이었다면 대선은 본선이다.
더구나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고 그에 따라 조기대선을 앞둔 나라의 상황에서는 어떤 후보를 선택해야 하느냐에 세력다툼의 논리로 접근하는 게 매우 위험해 보인다.
너무 망가져서 위독한 상태에 놓인 이 나라를 살릴 수 있는 자가 누구인가, 우리 나라 상황에 가장 필요하고 적합한 후보자를 선택해야 한다는 데에 판단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세력다툼의 논리는 이 판단 기준에 대한 상식적 분별력을 모호하게 만든다. 하지만 승리를 확실시 하는 게 먼저다 라는 것이 꽤나 논리적이어서, 처음에는 이 사람이 지금 이 나라에 가장 필요하다 생각했어도 결국은 그 모든 게 대통령이 안 되면 무슨 소용이야 라고 옮겨가게 되기 쉽다.
대선에서 승산은 오직 후보자의 내용에 있고 어떤 것도 국민들의 판단에 승산과 관련한 다른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세력다툼으로 주도하는 사람들의 의도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필승을 위한 선택이라는 과정은 꽤나 기만적인 합리화에 빠지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승이 목적인 사람인 사람을 필승하게 해 주면 그의 목적이 달성된 후 나라는 갈 곳을 잃기 때문이다. 이것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 박근혜다.
국민은 대통령이 바뀌는 게 아니라 세상이 바뀌기를 바란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시종일관 상식적으로 선택하여 주기를 국민에 호소한다. 정권교체는 이미 된 것이나 다름이 없고, 어떤 정권으로 교체 되어야 하는가가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적폐세력과는 손을 잡을 수 없다는 것. 지난 석 달 남짓 촛불로, 피치못해 참석하지 못하였어도 의분으로 몰상식에 맞서 싸웠던 국민이라면 이재명의 호소가 적어도 자기 대통령 하고 싶으니 제발 뽑아달라고 아부하는 게 아니라는 것은 느낄 것이다.
그런데 이재명 시장을 지지하는 사람들, 손가락 혁명군이라고 하는 그들의 모습은 정작 이재명 시장과 방향과 접근을 같이하는 것 같지 않아 보인다. 그들은 철저한 세력다툼의 접근방식으로 이 시장의 입지를 넓히려 애쓰는 것 같다.
안타깝다. 상대의 약점을 잡아 까내리는 방법으로 그의 유리를 점하려는 지지자들의 무리수라니. 오히려 그들 때문에 평범한 국민이 이재명에 등돌리게 될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기도 한다.
진정성은 가장 중요한 것이지만, 진정성을 나타내는 방법도 지혜로워야 한다. 이재명 시장은 과오가 있었고 그 일 때문에 논란이 많은 사람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하게 밀고 나가는 그의 진정성을 봤다. 손가혁의 이재명에 대한 진정성도 아마 여기에서 생겼을 것이다. 하지만 나타내는 방법이 지혜롭지 못하여 이재명을 빛내기는커녕 가로막는 듯하다. 부디 맹목적이 아닌 지혜로운 진정성, 무엇보다도 이재명 시장이 취하는 것과 동일한 태도로 지지활동을 해 나갔으면 좋겠다.
필승이 아닌 희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