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세이 | BGM. god <미운오리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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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 <미운오리새끼> 바로듣기 | https://youtu.be/F29WNgIxJBI?si=a2v9gJoEQ9TyYuNO)
당신이 무심코 던진 한 마디에 나는 뜨끔했다. 사실 마음이 안 좋아졌다.
그런데 도통 그 이유를 모르겠더라.
나에게 건넨 말도 아니었거든. 나는 기분이 나쁠 이유가 하나도 없었거든.
자꾸만 그 말 한마디가 내 마음에 맴돌았다.
아무렇지 않게 넘겨두었지만 신경쓰고 있었나보다.
마침 듣고 있던 god의 <미운 오리 새끼>.
나는 이 노래 안에서 내 감정의 실마리를 만난 것 같다.
넘어질 듯 말 듯한 작은 오리가
혼자 돌까지 맞는 모습을 볼 때,
그 가여운 오리를 지켜보던 사람이 더 서럽다.
'아직 날지도 못하는 오리한테 왜 그래..'
나는 눈물이 났다.
안녕 작은 오리야 제발 부탁이야
내 앞에서 울진 말아 줘
하늘만 보다가 너 있는 연못을 보니까
비틀비틀 넘어질 듯이
날지 못하는 너를 보며 자꾸만 내가 보여서
혼자서 우는 너를 보며 왼쪽 가슴이 아려와 자꾸
저 강물에 비친 내 모습 같아서
미운오리새끼 마냥 이렇게 난 혼자 울고 있어
-가사 중
그리고 답답했던 마음 어딘가에서 자꾸 맴돌던
'당신이 왜 그런 말을 했을까?'를 더이상 궁금해하지 않기로 했다.
그 물음은 지금 어리석었다.
내가 찔렸다며, 아프다며.
와중에 타인 마음부터 헤아리는건 관용도 못된다.
아픈 나를 들여다보는 게 먼저다. 그게 아픈 나를 대하는 당장의 책임이다.
순간 '이제부터는 착한 표현 말고 솔직한 표현을 해보세요.'라는
누군가의 조언이 떠올랐다. 나는 잠시 멈췄다.
‘근데 내가 여기서 더 어떻게 솔직해야해?’
나는 매번 투명한 글을 쓰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얼마나 용기를 내는 문장들인지, 그것도 어느덧 10개월 정도가 흘러왔다.
그런데 난 정말 그랬을까? 진정으로 솔직했느냐고.
가장 솔직한 고백을 남기던 그 순간조차 마지막 한마디는 꺼내지 않았던걸 기억한다.
혼자 서럽지 않으려고, 혹여 더 다치지 않으려던 일말의 선택이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내게 남아있어 씁쓸하게 삼키는 말. 홀로 조용히 누르는 말.
꺼내지 않아야 나를 보호할 수 있을 줄 알았던 그 한 마디는
여전히 내 몫으로 남아있어 나를 이따금 찌르는구나.
현실을 잘 살고 있다고 믿었지만
비현실 같은 한 조각은 여전히 내 일상에 스며있고,
안온하고 무탈히 지내지만
그렇다고 변한 건 아직 아무것도 없는 모습이다.
그래서 이 순간 거울은
따가운 한마디를 무심코 건네는 거였다.
"너는 '진짜 나'를 보고 싶은 거야?"
"아니면 그럴듯한 글만 쓰고 싶은 거야?"
"그 자리에서 정말 만족해?"
지금의 부족한 내 모습도 이 삶도 사랑한다는 이유로
나는 어쩌면 안주하고 있는 걸까.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기에 지금 나는 그저 멈춰 있는건 아닐까.
그렇다면 날지도 못하는 작은 오리로 머물 뿐인데.
내가 되고 싶은 모습과 나의 지금에는 괴리가 있다.
지금의 내 삶에 진심인 만큼
살고 싶은 미래의 나에게도 못지않게 뜨거운 진심이 있다.
나는 더 큰 나를 만나야 한다는 걸 안다.
그럴 때가 진작 와 있다는 것도 안다.
그래서 내 세상이 나에게 집요하게 알려주고 있다는 것도.
그래.
이제는 정말 움직여야겠다는 것을 느낀다.
미운 오리는 이제,
백조가 되어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