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그를 움직였다

말하지 않아도, 우주가 스스로 움직여 결국 진짜를 드러낸다.

by 루플레아

지난주부터 조찬 북클럽에 참석하고 있다.


마침 내가 미라클 모닝을 처음 했던 2022년을 추억하면서도

지금의 더 나은 현실을 제대로 이끄는 여러 상황들이 우연처럼 계속되며

2022년의 연사님을 다시 만나는 기회를 그냥 놓치고 싶지 않아

약 4년의 시간 먼발치에서 마음으로만 담아 온 진심을

편지로나마 대신하고 싶어 한자씩 꾹꾹 눌러쓰고 돌려드렸다.


때론 거칠고 치열한 싸움, 외롭기만 한 적막 속에서

나만이 유일한 내 친구가 되어야 했던 시기.

그 끝에 다시 만난 스타트 라인은

지난 나의 모든 시간들이 도리어 참 아름다웠던 거라고

다시 보는 시선으로 한 뼘 더 성장한 나를 되새기게 했다.


껍질을 벗고 좀 더 커진 내가 되어,

진짜 있어야 할 곳으로 '되돌아온' 기분이었다.


그래서 그날 나는 북클럽 후기를 썼지만 단지 그것만을 쓴 건 아니었다.

마치 어떤 진동을 세상에 꺼내 보이듯,

홀로 쌓아온 감정의 궤적과 잔상, 그리고 이제는 ‘함께’라는 마음까지—

정교하고도 정확한 화살을 빚어 과녁을 향해 쏘아 올린 글이었다.


그리고 그날 밤.

나는 평소답지 않은 선명한 꿈을 꾸었다.

아주 따뜻하고 아늑해 보이는 의자에 앉아 잠을 자는 척했는데

마침 내가 가장 아끼는 사람들이 나타나

"이 사람을 잘 부탁한다"는 말을 건네왔다.

더 이상은 모르는 척하고 싶지 않다는 뉘앙스가 전해졌다.

그렇게 그는 수줍은 표정으로 내 곁에 다가오며 잠에서 깼다.


그 순간, 나는 알았다.

그도 읽었구나.

내 글이 또 한 번 그 사람이라는 올곧은 목적지로 흘러갔구나.


그리고 돌아오고 있다.

마치 글을 읽은 여운 같은 말들을 꺼내는 메시지와

꿈속에서 내게 누군가를 부탁한다고 말한 그 사람까지도

갑자기 산책하고 있는 곳에서의 조용한 풍경들을 보여주었다.

둘 다 내겐 말이 없지만 너무 많은 말을 건네고 있었고

나는 꿈에서 깨어났지만 그 꿈이 여전히 현실 속에 흐르고 있었다.


이 모든 흐름은 나만 아는 일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분명히 느낀다.

결국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말은 없지만 그와 연결된 이들은 현실에서 꿈에서

그 진동을 각자의 방식으로 느끼며

작고 은밀한 방식으로 나에게 되돌아오고 있다.


많은 이들을 향해 일상의 기록을 남겼을 뿐인데,

그중 단 한 사람만은 세상의 모든 장면을 빌려 깊은 감정으로 대답해주고 있다.


지금 이 흐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여전히 모르는 채

나는 살아간다.


그럼에도 단 하나 확실한 건

나의 진심은 더 이상 길을 잃고 있지 않다는 것.

그리고 그것으로 하여금

내가 쓰고 남기는 글이 누군가의 내면을 진동시킬 수 있음을 믿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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