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굽는 빵집'을 읽고
시간을 굽는다....
나는 이 흥미로운 제목을 보자마자 바로 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이 책은 평범한 3학년 남자 아이가 어느 날 길을 가다가 '상상을 굽는 빵집'이라는 빵집을 발견하고, 매일 매일 찾아가 의뢰인들의 이야기를 듣는 내용이다. 이 빵집에서는 손님을 의뢰인이라고 부른다. 의뢰인들은 본인들이 살면서 가장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주인에게 이야기한 후, 다음날 직접 가서 그 순간을 간직한 빵을 구울 수 있다. 하지만 그 순간의 기억만 의뢰해서는 안 된다. 기억하고 싶은 순간의 맛과 향기, 당시의 마음과 소리를 모두 말해줘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이 책에 나오는 빵집에 가서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저장한 빵을 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이 빵집에 간다면, 나는 내 일생 처음으로 수학 시험 95점을 받은 날을 기념하는 '행복한 95점 케이크'를 구울 것이다. 내가 95점을 받은 날은, 정말 찌는 듯한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이었다. 하지만, '95점'이라고 써 있는 시험지를 받아 든 순간, 나의 더위는 싹 사라지고 마음 속으로는 즐거운 비명이 터져 나왔다. 왜냐하면 나는 그 시험을 위해 매일 저녁 졸린 눈을 비비며, 엄마에게 혼나가면서 공부를 했기 때문이다. 그 시간은 지루하고 집중도 잘 되지 않았지만, 이번 시험은 꼭 좋은 점수를 받겠다는 다짐으로 열심히 하였다. 그렇기에 그 시험 결과는 나에게 너무나도 달콤하고 소중한 것이었다. 그 순간을 빵으로 굽는다면, 나는 마음 속에서 두근대고 설레는 소리, 눈 앞에 빛이 펼쳐지는 것처럼 밝고 행복한 마음, 아빠가 얼마나 기뻐하실지 기대되는 맛, 그리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향기를 품은 빵을 반죽할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쓴 김주현 작가님이 어떻게 이런 상상과 표현을 하셨을 지 궁금하다. 혹시 작가님의 어릴 적 소원을 책으로 표현하신 것은 아닐까? 만약 내가 실제로 이 책 속에 들어간다면, 주인공 만길이와 함께 시간을 굽는 빵집에서 의뢰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리고 나처럼 열심히 노력한 순간을 빵 속의 재료로 넣으면, 훨씬 더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다고 알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