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교

by 루이나탐정

다음날, 한서는 멍한 얼굴로 등교했다. 어젯밤 지연이에게 문자로 계속 미안하다고 했다. 하지만 지연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문자도 읽지 않았다. 오늘 아침에도 한서가 지연이 문자를 읽었는지 확인했지만 채팅창에는 여전히 1이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었다. 지연이 한서에게 마음을 돌렸단 뜻이다. 한서는 그 사실을 떠올리며 죄책감의 구덩이에 점점 빠져들었다.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 으으.. 복수할 거야 김지여여언!!!‘ 또 한편으로는, ’에이, 아니야. 지연이가 일이 있어서 문자를 못 본 거겠지. 설마 내 베프인 지연이가 그럴 리가 있겠어?‘라는 생각이 계속 반복됐다. “으아…. 이젠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어….” 그렇게 한서가 머리를 부여잡고 있을 때, 누군가가 한서의 책상 위로 머리를 불쑥 내밀며 소리쳤다. “야, 칸한서!!” 한서와 같은 반인 김두식이었다. “아~왜…” “너 무슨 고민거리라도 있어? 내가 들어줄게!” 한서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두식이에게 어제 있었던 일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두식이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에이, 그게 뭐 고민이라고! 나 같으면 그냥 슈크림빵 다시 사줬겠다!” “이녀슥이이~!!!!!! 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는 법이라고오오~!!!!!! 그리고 어떻게 다시 사줘서 그걸로 화해하냐?!“ 결국 폭발한 한서는 두식에게 팩트 폭격…아니, 맞는 말을 날렸다. 두식은 킥킥 웃으며 도망쳤다. 사실 한서가 이렇게 두식에게 화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두식은 이 5학년 5반에서 엄청난 말썽꾸러기이기 때문이다. 김.두.식. 한서와 같은 승마부지만 연습은 물론 보충 수업가지 거의 참관한 적이 없다. 그래서인지 승마부 선생님들도 김두식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따낸다면 그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게다가 김두식은 승마부 수업에 가끔 들어갈 때도 말들이나 다른 학생들에게 장난을 쳐서 매일 선생님들에게 혼이 나는 게 일상이다. 그래도 요즘에는 또 거의 안 들으니까 그나마 적게 혼이 난다고 한달까? 다시 현재. 한서는 결국 지연이와 절교하기로 했다. 한서는 작은 종이쪽지에 ’김지연,난 너랑 절교할 거야.’ 라고 날카롭게 휘갈겨 쓰고는 그 쪽지를 4번 접은 다음 주머니에 넣었다. 이제 수업이 끝나고 승마부 수업이 시작되기만 기다리면 된다. 한서의 입에서는 차가운 미소가 온천에서 뿜어져 나오는 김처럼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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