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특집. 무서운 이야기 싫어하시는 분은 읽지 마시길.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너무나도 지루해서 공포라도 마주하고 싶은 날. 그 공포를 마주하고 뼛속까지 스며드는 한기. 이런 사건은 무더운 7월, 어느 여름날에 시작되었다… 그날 루이나는 자신의 단골 카페인 낭만 카페에서 커피를 홀짝이고 있었다. 카페 창밖에서는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그때였다. “루이나 탐정님!!” “푸, 푸훗!” 조수 마리의 갑작스러운 외침에 놀란 루이나는 하마타면 커피를 뿜을 뻔했다. “그, 그래. 왜 그러니?” 루이나가 손수건으로 입을 닦으면서 물었다. “오늘 이 카페에 의뢰인들이 온다는데요? “ ”그래? “ 순간 멍하니 듣고만 있던 루이나의 표정이 한순간에 싹 바뀌었다. ”대체 무슨 사건이길래…?” 루이나가 말했다. “그, 그게에…” 마리는 벌벌 떨며 잔뜩 겁을 먹은 목소리로 무슨 사건인지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너무 겁을 먹어서 말을 잇지 못했다. ”의뢰인들은 여기서 유명한 포벳 서커스단 단원들과 단장인데, 어떤 소름끼치는 사건 때문에 루이나 탐정님께 의뢰하러 온다고 들었어요. “ 벌벌 떠는 마리를 대신해서 말해준 사람은, 이 낭만 카페 주인인 마린 트위너였다. 그녀는 짙은 갈색 단발에 밤하늘처럼 검은 눈을 가지고 있는 긍정적이고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 대해서 말해줄 때에는 아주 차분하고도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표정도 매우 심각해 보였다. ”일단 사건의 전말부터 말씀드릴…“ 마린이 말하려고 하던 그때! “딸라앙~” 갑자기 카페 문이 열리며 세 명의 사람들이 들어왔다. 그들은 흠뻑 젖어 카페 바닥에 흥건하게 고인 조용한 물 웅덩이처럼 침묵하고 있었다. 맨 앞에 있는 초록색 티셔츠를 입은 사람이 입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탐정님. 저는 포벳 서커스단의 단장, 그레이트 트릭(great trick-좋은 속임수)이라고 합니다. 이쪽은 저희 서커스단의 곡예 담당인 아크로 바틱(Acro batic-곡예), 그리고 기획 담당인 플래닝 매니저(planning manager-기획 담당)이라고 합니다. ”소름끼치는 사건을 겪으셨다고 하셨는데, 무슨 사건이죠? “ 루이나가 날카로운 눈을 빛내며 물었다. ”…. 지금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
-며칠 전-
그날도 포벳 서커스단은 극장에서 공연을 하며 찬사를 받고 있었다. 극장을 나가는 사람들은 모두 웃는 얼굴로 공연에 대해서 자신의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6시에 4번째 공연이 시작되었고, 사람들은 들뜬 얼굴로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여러 퍼포먼스가 끝나고 공연의 끝을 알리는 곡예 담당인 아크로는 줄을 잡고 몸을 뒤집어서 붉은 커튼으로 뛰어들었다. 그때!
”으아아악!!!!” 엄청난 비명 소리가 아크로의 바로 앞에서 들어왔다. 아크로는 놀라서 그대로 커튼 앞을 바라봤다. 그리고 곧 그도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다행히 몸이 유연해서 다치지는 않았지만, 한동안 그는 공포에 시달렸다. 커튼 안에는.. 커튼 안에는!! 바로…!
탁한 눈동자로 아크로를 바라보며 한쪽은 웃는 얼굴, 한쪽은 슬픈 얼굴인 가면을 쓰고 있는 피에로였다. 분장이지만 분장이 아닌 듯. 탁한 눈동자로 아크로를 바라보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50대 중반쯤 되는 남자의 목소리였지만, 그 끔찍한 비명 소리에 아크로는 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그 피에로는 아크로만 본 것이 아니었다. 그날 자신의 집에서 기획 담당인 플래닝은 자신의 노트에 다음 공연은 어떤 콘셉트로 다룰지, 의상을 무엇으로 할지 메모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어떤 소리가 들렸다. “응? 이게 무슨 소리야?” 볼펜을 딸깍거리던 플래닝은 볼펜을 놓고 의자에 앉아서 가만히 소리에 집중했다. “아… 크.. 로오…” “엥? 누구…으아악!!!”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둘러보던 플래닝은 거울을 보고 소리를 질렀다. 거울 속에는 얼굴 반쪽이 붉은색으로 뒤덮인 50대 남자가 플래닝을 거울 속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플래닝이 뒤를 돌아본 순간! 그는 거품을 물며 기절하고 말았다.
아크로와 플래닝의 소식을 들은 그래이트는 당장 그 둘을 데리고 루이나 탐정에게 가자고 했다.
“여기까지가 그날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이트가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사건도 탐정님께서는 해결해 주실 수 있겠죠?” ”해, 해결할 수 있죠? 루이나 탐정님…“ 마리가 물었다. 하지만 루이나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루이나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얼어 버렸다. ‘어떡하지…? 나, 나는 피, 피에로 공포증이…‘ 그렇다. 루이나는 사실 피에로 공포증이 있었다. 10살 때 폐쇄된 놀이공원에서 활짝 웃고 있는 피에로 그림이 그려져 있는 ‘공포의 피에로’를 읽고 피에로 공포증이 생겼다. 부모님 빼고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었는데 갑자기 피에로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니.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과연 이 사건을 루이나는 해결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