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소굴로 들어가다

by 루이나탐정

“얼굴 반쪽에 붉은 흉터가 있었다니, 마치 오페라의 유령 같아요. “ 마리가 말했다.

”하지만 얼굴 반쪽에만 있었으면 굳이 얼굴 전체를 다 가릴 필요가 없잖아. “ 마린이 말했다.

아니면 자기 정체를 밝히고 싶지 않아서 그랬을 수도 있죠. “ 마리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어느새 마린과 마리는 토론을 하고 있었다. 마리는 가면을 쓴 건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서라고 주장했고, 마린은 단지 흉터가 있지만 가면을 반쪽만 쓰면 뭔가 이상할 것 같아서 얼굴 전체를 다 가린 걸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둘이 자신들의 의견을 주장하고 서로 논쟁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얼어붙은 루이나의 귀엔 들리지 않았다. 루이나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입을 열었다.

”마, 마리, 잠깐 둘이서 이야기 좀 할까? “ 갑작스러운 루이나의 말에 마리는 눈은 둥그렇게 뜨면서도 흔쾌히 ”네. “라고 대답했다. 둘은 카페 2층으로 올라갔다. 다행히 2층에는 아무도 없었다. 루이나는 호흡을 가다듬고는 마리에게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았다. “마리,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나는 사실 피에로 공포증이 있어. “ ”네?! “ 갑작스러운 루이나의 고백에 마리는 깜짝 놀랐다. 그래서 이번 피에로 사건은 아무래도… 내가 못 맡을 것 같아…“ 고개를 푹 숙이며 ”마리 네가 가줘…“라고 말하는 루이나를 본 마리는 당황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화가 났다. 그때! “콩! “ ”아얏! “ 루이나는 머리를 감쌌다.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마리가 루이나에게(아주 약한) 꿀밤을 놓은 것이다! ”아! 야, 왜 때려! “ 루이나가 화를 내며 말했다. 하지만 마리는 루이나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입을 앙다물고 허리에 손을 얹고 있었다. 마리가 화난 말투로 소리쳤다. ”탐정이 그러면 되겠어요?! “ ”… 뭐? “ 마리의 엉뚱한 답변에 루이나는 할 말을 잃었다. 마리가 다시 화난 말투로 말했다. “탐정이 그러면 되겠냐고요! 탐정님은 언제나 소름 끼치고 무서운 살인 사건들도 많이 맡으셨잖아요!” “…” “저도 살인 사건은 무서웠어요. 하지만 강변 위 살인 사건 때도 저는 용감하게 마음먹고 두려움을 극복하려고 애썼어요! 그런데 그 수많은 살인 사건을 해결한 루이나 탐정님이 피에로 사건에서 무너지면 그건 어떻게 되는 건데요! ” “마, 마리..” “지금 1층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무섭지만 그 피에로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두려움을 무릅쓰고 있어요. 저도 이제 무서움을 조금은 극복했어요. 그러니까 루이나 탐정님도 그렇게 차근차근 무서움을 극복하면 되는 거라고요. 마리의 용기 있고도 다정한 그 말에 루이나의 마음은 어느새 사르르 녹아내렸다. 루이나는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떨구었다. 루이나는 눈물을 닦고 용기 있는 얼굴로 말했다. “좋아. 가보자.” 어느새 루이나의 눈에는 당찬 눈빛이 새겨져 있었다. 둘은 1층으로 내려가 포벳 서커스단으로 갈 사람을 뽑겠다고 했다. 그리고 의논 끝에, 루이나, 마리, 마린, 그레이트 이 4명이 가기로 했다. 셋은 그레이트 트릭의 안내로 포벳 서커스단에 도착했다. 서커스단은 아주 큰 건물이었는데, 서커스를 한다는 표시로 붉은색과 하얀색으로 이루어진 천으로 덮혀져 있었다. 천 위쪽에는 ‘포벳 서커스단’이라고 쓰여 있었다. 원래라면 그 천의 색깔들이 활기차게 보여야 했겠지만 이상하게도 오늘은 붉은색은 거무죽죽하고, 하얀색은 회색으로 바뀐 것 같았다. 넷은 팔에 오소소 소름이 돋는 것을 애써 무시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비가 오는 하늘은 온갖 짙은 색깔들을 섞은 것 같은, 그렇다고 말로 표현하기는 어려운. 뭐랄까, 악의적인 색깔로 변해 있었다…


잠시 후.


넷은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그레이트 트릭이 말했다. “요즘 단원 한 명이 분장실에서 피에로를 많이 봤다고 하던데, 일단은 분장실부터 살펴보죠.” “네, 알겠습니다.” 루이나가 결의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들은 그레이트 트릭을 따라 분장실로 들어갔다. 분장실 안은 온통 하얀 불빛으로 발혀져 있었다. 거울 앞에는 의자가 하나씩 놓여 있었고, 군데군데 열린 서랍 안에는 분장 도구들이 가득했다. 또 그 옆에는 옷장이 하나 놓여있었는데, 문을 열어보니 단원들이 입을 의상들이 차례로 걸려 있었다. 이 분장실에서 피에로를 본 단원은 누구일까? 그리고 그 피에로는 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