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한다, 너희의 새로운 길을

by 안성미
결혼ㄴ.png AI를 사용한 이미지


며칠 전, 둘째 아들이 결혼했다. 이 녀석, 학창 시절엔 참 많이도 방황했다. 부모 속을 몇 번이고 뒤집어놓던 그 시절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러던 아들이 군에 들어가더니 전방에서 직업 군인으로 10년 넘게 근무하며 그야말로 청춘을 몽땅 바쳤다. 늦은 밤 근무를 마치고 전화를 걸어오면 목소리가 괜히 달라져 있었다.


그리고 휴가를 나와 집에 들어오던 날, 문득 짧게 툭 하고 말했다.

“엄마, 아빠… 아프지 마세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그 말에 가슴이 이상하게 저릿했다. 이제는 군복을 벗고, 새로운 직업도 찾고, 다시 도전하며 한 걸음씩 나아가더니 평생의 짝까지 만나 드디어 결혼을 했다.


결혼식장에서 부모님께 감사 인사를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며느리 얼굴을 바라보는 순간 왜 그렇게 고맙고 사랑스러운지…그 자리에서 또 괜히 울컥했다.


딸을 시집보내는 것도 아닌데, 아들 장가보내면서 주책맞게 눈물이 나는 건 또 처음이었다. 아마도 내 마음 한구석에

“이제 정말 다 컸구나” 하는 감정이 조용히 올라왔던 것 같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 큰일을 치르고 나니, 이제야 부모로서 해야 할 큰 숙제를 한 권 끝낸 기분이다.


넉넉한 살림은 아니었지만 열심히 살았고, 아들들도 제 자리에서 잘 자라주었다. 이제는 그들이 자기 인생길을 걸어가는 모습을 한 발짝 뒤에서 바라보며 조용히 응원하고 싶다.


살다 보면 분명 어려운 시기도 오겠지만 그 길마저도 감사히 견디기를, 그리고 매일 서로를 더 사랑해 주기를.

그래서 오늘, 이제 막 새로운 길 위에 선 두 사람에게 마음으로 이렇게 말해본다.


“축복한다. 너희의 새로운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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