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된다는 건, 또 한 번 사랑이 시작된다는 것

by 안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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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손녀가 태어났고, 나는 이제 ‘공식적인 할머니’가 되었다. 아들이 갓 태어난 아이의 사진을 톡으로 보내왔는데, 그걸 보는 순간… 이상하게 가슴이 울컥했다. 눈물이 툭, 하고 떨어졌다. 옆에 있던 직장 동료가 “무슨 일이에요?” 하고 묻기에 사진을 보여주며 말하자, “어머, 할머니 되셨어요? 축하드려요!” 하며 환하게 웃어주었다. 그 말을 들으니 괜히 기분이 더 좋아져서, 그날은 내가 커피를 쏜 날이 되었다. 직원들도 “할머니다~!” 하며 축하해주고, 왠지 어깨가 으쓱했던 하루.


그 후부터는 가족 단톡방에 올라오는 아기의 사진을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여다보게 됐다. 그 조그만 손, 오므린 주먹, 자고 있는 얼굴 하나에도 나도 모르게 빙그레 웃는 날이 많아졌다.


생각해보면, 정작 내 아이를 키울 땐 예쁘다, 귀엽다를 느낄 겨를도 없이 매일 정신없이, 바쁘게, 책임감에 쫓기듯 키웠다. 그땐 사랑조차 의무처럼 했던 것 같다. 그저 “잘 키워야지”라는 마음 하나로.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시간이 흐르니 마음에도 여유가 생겼고, 이번엔 조금 더 천천히, 더 깊이 사랑해주고 싶다.


나는 이제 ‘할머니’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또 한 번의 사랑을 시작한다. 이번에는 누군가를 위해 바쁘게 사는 대신, 사랑하는 그 순간을 온전히 느끼며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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