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에 내가 나를 돌보기 시작했다

by 안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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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키우며 살았던 시간은 사랑이라는 단어로도 모자랄 만큼 뜨거웠다. 밥을 먹을 때도, 옷을 살 때도, 잠을 잘 때조차도 나보다 늘 먼저였던 아이들. 그렇게 매일 쏟아부으며 나는 부모가 되었고, 어른이 되었다.


그런데 요즘은 일어나면 몸이 찌뿌듯하고 멀쩡하던 무릎이 앉았다 일어날 때마다 ‘삐끗’ 한다. 밥을 먹고 나면 갑자기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언젠가는 TV 보다가 그대로 잠들어버리기도 했다.

“나, 언제 이렇게 변한 거지?”


어느 날 퇴근길, 혼자 밥 먹기 싫어 동료에게 “콩나물국밥 한 그릇?” 했는데 그게 또 생각보다 꽤 맛있었다. 은근히 대화도 즐겁고, 속도 따뜻해지는 기분. 그래서 요즘은 하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거 그때그때 하기로 했다.


괜히 미루지 않고, 소소한 즐거움이라도 제때 누리는 것. 그게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마음 돌봄이다. 아이들에겐 매일 사랑한다고 말했는데, 정작 나 자신에겐 단 한 번도 “사랑해”라고 말한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나를 돌본 적이 없었다. 마음이 아플 땐 모른 척했고, 수고했다고 쓰다듬어준 적도 없었고, 지쳤을 땐 그냥 참고 넘기기만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누구도 제대로 사랑할 수 없다는 걸.


누군가를 보듬기 위해서라도 나는 나의 편이 되어야 한다는 걸. 조금 느려도, 조금 서툴러도 괜찮다. 이제는 나에게 밥도, 쉼도, 말 한마디도 아끼지 않기로 한다.


왜냐하면 내가 나를 가장 오래 안고 살아가는 존재니까. 지금부터라도 내 삶에 가장 먼저 ‘사랑해’라고 말해주는 사람은 나 자신이 되어야 하니까.


몸이 보내는 신호를 듣고, 마음이 원하는 걸 미루지 않는 것, 그게 중년의 자기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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