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미래은 어떻게 될까?
윤영주 냉동인간 이시후 창비
2025.04.04.
“세상은 점점 좋아질까요, 아니면 더 나빠질까요?”
『냉동 인간 이시후』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시후는 중학생 나이에 냉동보존을 선택하고,
40년 후의 미래에 깨어납니다.
그가 눈을 뜬 세상은 과연 좋은 세상이었을까요,
아니면 나쁜 세상이었을까요?
아이들에게 이 질문을 던졌을 때,
의견은 정확히 반으로 갈렸습니다.
누군가는 “기술이 발달하고 편리해진 걸 보면 좋은 세상”이라고 말했고,
또 누군가는 “인간관계가 멀어지고 자연이 사라졌기 때문에 나쁜 세상”이라고 했습니다.
결국 아이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래는 정말 알 수 없어요.”
좋다, 나쁘다 단정할 수 없는 이유는,
우리가 그 미래를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냉동인간이 되고 싶은지 물었을 때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필요하긴 한데 돈이 너무 많이 들어요.”
“냉동보존은 아닌 것 같아요.”
“깨어났을 때 주변도 나도 너무 많이 변해 있으면,
그 변화에 적응하는 게 더 어려울 것 같아요.”
그리고 한 아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그냥, 지금 산다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시후가 해동된 후 들어간 ‘해동클럽’에서는 아이들이 노래를 통해 자신을 표현합니다.
“가족 이야기, 인생 이야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기뻤던 일, 힘들었던 일,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노래를 쓰고 싶어요.”
아이들의 마음 속에도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고,
세상에 전하고 싶은 감정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무대에서 노래할 때 살아 있다는 감각’을 해동클럽 아이들이 느꼈던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맛 나는 순간을 말해주었습니다.
“강아지가 잘 때 너무 귀여워요.”
“가족이요.”
“음식이요, 특히 감자탕, 김치찌개, 감바스요.”
“노래요. 친구들이요.”
책 속 인상 깊었던 장면을 나눌 때,
“시후가 알몸으로 깨어났고,
병원 사람들이 홀로그램으로
그를 살펴보는 장면이 무섭기도 하고 신기했어요.”
“‘니 탓이 아니야’라는 말이 기억나요.
저도 엄마한테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위로가 되었어요.”
“보라가 시후에게 알약을 챙겨줄 때 츤데레 같았어요.”
등장인물들의 말과 행동에서 아이들은 자기 삶을 비춰보았습니다.
해동된 시후는 낯선 세상에서 외롭고 힘들었지만,
그에게는 손을 내미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힘들었던 적이 있었는 지 묻자,
“공부가 안 될 때 매운 걸 먹으면 기분이 나아져요.”
“아플 때 언니가 따뜻하게 말해줘서 힘이 났어요.”
“처음 병원에 입원했을 때, 같이 입원한 친구가 게임을 같이 해줘서 위로가 되었어요.”
“대회 준비가 힘들었는데, 상을 받았을 때 다 보상받은 것 같았어요.”
진심 어린 답변들이 돌아왔습니다.
『냉동 인간 이시후』는 먼 미래의 이야기이지만,
우리가 오늘 느끼는 외로움과 두려움, 위로와 연대의 감정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나요?”
그 답은 바로 지금 이 순간,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태도에 달려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