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성장하는 아이들
조우리 장편동화 노인경그림 4 ×4의 세계 창비
2025.03.28.139쪽
우리는 서로 얼마나 깊이 이해할 수 있을까?
진정한 공감이란 무엇이며, 함께 성장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4 ×4의 세계』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따뜻한 답을 담고 있다.
병원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우연히 만난 두 아이,
호와 새롬이는 도서관에 꽂힌 『클로디아의 비밀』 속 포스트잇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한다.
빙고 게임을 통해 서로 좋아하는 것들을 적어나가며
호와 새롬이는 점점 친밀해진다.
‘내가 좋아하는 책’, ‘먹고 싶은 음식’을 써가며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우리 반 아이들도 환호성을 질렀다.
자신들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나오자
아이들의 얼굴에는 설렘이 스며들었고,
이야기 속으로 더욱 깊이 빠져드는 모습이었다.
포스트잇을 활용한 작은 놀이가 단순한 메시지 전달을 넘어,
진정한 교감으로 확장되는 과정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책을 읽어 주는 동안 아이들은 호와 새롬이의 순간들이
마치 자신들의 이야기처럼 느껴졌고,
그 과정에서 자신도 몰랐던 새로운 감정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호는 병원을 퇴원하면서 새롬이를 다시 만나지 못한다는 사실에 실망하고 아쉬워한다.
그때 엄마가 차 안에서 새롬이의 엄마에게 받은 『클로디아의 비밀』을 건네주는데,
책 속에는 새롬이가 남긴 마지막 메시지가 담겨 있다.
새롬이는 ‘호를 좋아하는 이유’로
16칸을 빼곡히 채우며 "가로라서"라는 글을 남겼고,
이를 읽는 호의 모습을 상상하며 아이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한 아이는 친구를 좋아하는 이유가
그 친구 자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감동하며 놀라워했다.
『4 ×4의 세계』가 우리에게 준 의미
한 달 동안 아침 활동 시간에 책을 읽어 주면서
나 또한 호와 새롬이의 깊은 우정에 마음이 울컥했다.
특히 새롬이의 생일 소원이 ‘중학교 교복을 입는 것’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떤 사람에게는 당연한 일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소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숙연해졌다.
아이들은 새롬이의 상황을 접하며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현실에 놀랐고,
죽은 지렁이의 무덤을 챙겨주는 새롬이의 따뜻한 마음에 깊이 감동했다.
호와 새롬이의 우정을 돌아보며 아이들도 자신들의 경험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호가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용기를 얻어
재활치료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한 친구는 자신이 발을 다쳤을 때가 생각난다며
친절하게 치료해 주었던 의사 선생님을 떠올리며 방긋 미소를 지었다.
병원에서의 무서움과 외로움을 회상하는 아이도 있었고,
병실에서 만났던 형이 그립다는 한 친구는
갑자기 그 형이 보고 싶다며 눈물을 떨구었다.
책은 이처럼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고,
주인공에게 공감하며 감정을 공유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다.
관계 속에서 배우는 성장
우리 반 아이들은 유치원 시절부터 6년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하며
가족 같은 친밀한 유대감을 형성해 왔다.
오랜 시간 함께 지내며 서로의 모습을 지켜보고,
기쁨과 어려움을 나누며 끈끈한 관계를 맺어왔다.
그 익숙함이 때때로 서로에게 상처가 되기도 하지만,
상처받은 친구의 마음을 다독일 줄 아는 성숙함으로 바뀌는 모습에
어른인 나도 뭉클해지곤 한다.
책을 읽어 주는 동안 아이들은 마치 이야기 속으로 들어 가
직접 경험하는 듯이 주인공의 감정과 상황에 깊이 몰입했다.
책이 아이들에게 주는 가장 큰 힘은 바로,
그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결국 공감이라는 아름다운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이야기에 몰입하며 주인공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느끼고,
그들의 선택과 행동을 고민해 보는 과정 자체가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이 책은 처음 가제본을 바탕으로 서평을 썼고,
우리 반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었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느끼고 공감하며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과정이 되어
더욱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이렇게 함께 경험한 책은 아이들에게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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