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사소한 것들
외면 속 진실과 마주하다
클레어키건 소설 다산책
2023.11.27.131쪽
처음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오디오북으로 접했을 때,
나는 펄롱의 시선을 따라가며
그의 심리적 번뇌를 깊이 느꼈다.
펄롱이 경험하는 내면의 고뇌는,
마치 나 자신의 감정인 것처럼 깊이 다가왔다.
열여섯의 나이에 임신한 어머니와 그녀를 외면한 가족들,
그리고 미시즈 윌슨의 보살핌 속에서 성장한 어린 펄롱의 이야기가
구입한 책을 통해 더욱 몰입감 있게 다가왔다.
펄롱의 성장과 내면의 변화
펄롱은 어릴 적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성품을 지녔고,
자신의 과거를 마음속에 간직한 채 살아왔다.
이듬해 펄롱이 맞춤법 대회에서 1등을 하고
부상으로 밀어서 여는 뚜껑을
자로도 쓸 수 있는 나무 필통을 받았을 때,
미시즈 윌슨은 마치 자기 자식인 양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해 주었다.
"자랑스럽게 생각하렴."
미시즈 윌슨이 말했다.
그날 종일, 그 뒤로도 얼마간
펄롱은 키가 한 뼘은 자란 기분으로
자기가 다른 아이들과 다를 바 없이
소중한 존재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돌아다녔다.
자신을 보살펴 준 미시즈 윌슨의 친절은
그의 가치관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그에게 작은 온정이 지닌 위력을 깨닫게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훗날 펄롱이 막달레나 세탁소에서 학대받는 이들을 마주하며 느끼는 감정은
단순히 타인의 고통을 넘어, 자신의 과거와 깊이 연결된 막막함으로 이어진다.
그가 느끼는 막막함은 개인적인 경험을 넘어
사회적 부조리와 연결된 깊은 깨달음으로 이어지는 듯하다.
펄롱은 이 순간, 자신의 삶과 선택을 돌아보며 진실을 직시하는 용기를 얻는다.
그리고 작은 행동으로 변화의 시작을 만들고자 한다.
작품이 던지는 질문과 메시지
이 소설은 단순히 펄롱의 이야기를 넘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부조리에 대해 성찰하게 만든다.
현대 사회에서도 막달레나 세탁소처럼
거대한 구조와 그로 인해 학대받고 소외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쉽게 외면하고 마는 경우가 많다.
이 작품은 그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 되묻게 한다.
펄롱의 작은 용기와 행동은,
사소한 것들이 누군가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개인적인 감상과 울림
오디오북을 세 번 듣고, 책을 통해 다시 읽으며 느낀 점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깊은 여운이었다.
나 역시 나의 일상 속에서 사소하지만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행동을 할 수 있음을,
그리고 내가 받은 온정 또한 이처럼 사소해
기억하지 못하고 살아왔음을 깨달았다.
그 사소한 친절과 관심들이 결국 우리의 삶을 지탱하고,
때로는 중요한 순간에 다시 떠오르며
우리의 선택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작은 친절과 용기의 가치를 일깨우며,
독자들에게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영감을 준다.
이 작품은 단순히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행동하도록 만드는 힘을 지닌 소설이다.
* 본 서평은 내돈내산으로 작성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