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서 뭐가 되고 싶어?

by 루카


“엄마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


아이에게 질문을 받았다. 사실 생각해보지 않은 말이어서 조금 당황했다. 무슨 말을 할지 몰라 대충 얼버무릴 말들을 생각했다. 아직도 내가 자라지 않았다고 생각해본 일이 없어서 그런지 선뜻 무슨 말이 나오는 건 아니었다.


“매일을 즐겁게 사는 사람.”


내가 줄 수 있는 대답은 그 정도의 선에서 멈추었다. 그리고 지금 앉아서 생각해보는 중이다. 나는 커서 뭐가 되고 싶을까? 아니 무엇이 되어야만 할까?


바라는 것이 있다면 현재를 더욱 즐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그동안은 현재를 즐기기보다는 미래를 불안해하고 과거를 후회하며 살았기 때문에 앞으로는 현재를 즐기는 행복으로 채워가고 싶다는 바람. 하지만 습관이란 무서워서 여전히 나를 현재로 되돌려 놓는 일에 익숙하지 않다.


37살. 앞으로 얼마의 여생이 남았는지는 모르지만 어떻게 살고 싶은지 생각해보았다.


아이들은 가끔 이렇게 뜬금없고 깊이 생각하게 되는 문제를 내어놓고는 한다. 그런 점에서 아이들이 더 아는 것이 많다는 생각을 한다. 허를 찔리는 질문에 대답은 허술했지만 그래도 그것이 내 안에 있는 답이었다.


나는 계속 미래와 과거를 생각하며 현재를 사는 사람이었다. 미래는 항상 불안해서 내가 무언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을 가져다주었고 과거를 향한 후회는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말아야지 하는 반성과 또 같은 일을 반복해서 실수할까 하는 두려움을 주었다. 많은 책에서 말한다. 현재를 살라고. 현재 내가 있는 곳 내가 하는 일들을 잠시 둘러보면 사실 너무 즐겁고 행복해야 되는데 그동안은 그러지 못했다. 그저 두렵고 막막하고 살기 힘들다는 생각만 했다. 하지만 현재를 보면 얼마나 감사할 일들이 많은지에 대해 생각한다.


아이들은 보통 현재를 즐기지만 오히려 어른들이 현재를 즐겁게 살지 못하는 것 같다. 아이의 질문은 커서 뭐가 되고 싶은지 였지만 앞으로의 계획이나 내가 살고 싶은 꿈의 지도를 그린 것 같아서 아이에게 고마웠다. 한 번씩 질문을 떠올리며 내 현재를 돌아보는 사람이고 싶다.


미래와 과거에 매여서 현재의 즐거움을 포기하는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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